“인도서 테슬라 가격 두 배로 급등”…모델Y 진출에 고관세 장벽, 시장 파장
현지 시각 기준 16일, 인도(Mumbai)에서 테슬라(Tesla)가 공식 전시장을 열고 모델Y의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가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진출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판매 가격이 중국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에 책정되면서 국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부터 인도 뭄바이 전시장을 통해 모델Y의 주문 접수를 받고 있다. 후륜구동(RWD) 모델은 약 600만 루피(9천700만 원), 롱레인지 후륜구동은 680만 루피(1억1천만 원)로 책정됐다. 이는 같은 모델이 미국(USA)에서 4만4,990달러(약 6,200만 원), 중국(China)에서 26만3,500위안(약 5,100만 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해도 가격 부담이 크다. 독일(Germany) 가격 4만5,970유로(약 7,400만 원)보다도 현저히 높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인도 정부가 적용하는 높은 수입 관세에 있다. 현재 인도는 완성차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최대 70%까지 관세를 매기고 있다. 전기차 도입 활성화를 위해 미·인도 간 무역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관세 인하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당초 인도 현지 공장 건설을 검토했지만, 무역협상 진전을 지켜보며 당분간 수입 위주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관세 인하가 가시화될 경우 추가적인 현지 투자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인프라 측면에선 이자벨 팬(Isabel Fan) 테슬라 지역 디렉터가 충전소 등 기초 설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인도 전역으로 서비스가 확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인도 내 전기차 인프라 부족 역시 소비자 선택에 걸림돌로 지목된다.
각국 업계 및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인도 진출이 전기차 시장 전체의 성장 동력 여부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고관세 장벽이 풀리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 장기적 성과가 제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세계 3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인도 정부와의 관세 협상과 인프라 투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가격 경쟁력 회복 없이는 대중화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향후 미-인도 간 관세 협상 결과와 테슬라의 전략 변화, 현지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 등이 테슬라 주가는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인도 시장이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