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명사신 앞 허리 숙인 이유”…박국재, ‘폭군의 셰프’ 왜곡 논란 속 진의→새로운 시선 자극
화사한 조명 아래 전개된 ‘폭군의 셰프’ 속 연산군과 명나라 사신의 만남은 시청자 사이에 많은 대화를 불러왔다.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원작자 박국재는 최근 직접 공개 해명에 나섰다. 이채민이 연희군 역을 맡아 사신과 나란히 앉고, 허리를 숙여 예를 표하는 장면을 두고 현실에 기반한 역사 왜곡 논쟁이 일어난 것.
실제 방송 후 시청자들은 사료적 근거를 들어 “사신은 조선에서 손님으로, 왕 앞자리보다 아래에 앉았어야 한다” “실록에는 심지어 사신이 무릎을 꿇었다는 구절이 있다”며 날선 지적을 제기했다. 동양 예법과 위계에 맞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과, 중국어 사용 빈도에 대한 아쉬움까지 덧붙으며 논란에 불씨를 더했다.

이에 박국재는 조선의 공식 예법서인 ‘국조오례의’ 원문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1474년에 집필된 이 문헌의 빈례 편에 따르면 사신은 동쪽, 왕은 서쪽에 자리를 잡고, 유교 예법상 동쪽이 더 높은 위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박국재는 “명나라 사신은 황제의 대리인인 만큼, 조선 왕보다 서열상 우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논란이 된 왕의 인사 역시 “문헌에 따르면 왕이 먼저 사신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주권의 문제라기보다는 국제 프로토콜, 즉 글로벌 외교 관례의 일부임을 언급했다. 소설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기의 공식 사료를 따라 장면이 그려졌다며,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분명히 전했다.
‘폭군의 셰프’는 현대 셰프가 타임슬립해 조선시대 연산군과 독특한 인연을 맺으며 펼쳐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이야기와 재현 사이 균형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번 논란은, 허구와 사실이 만나는 경계 너머에 남은 긴 여운을 남겼다. ‘폭군의 셰프’는 tvN을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