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견인”…ICT 수출 7월 최고치 경신, 美·日 수요에 힘 실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이 미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7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성능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결과다. 업계에선 이번 실적을 미국과 일본 등 시장 다변화, 4차 산업혁명 기반 부품 경쟁력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ICT 수출입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은 22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5%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88억7000만달러 흑자다. 특히 반도체는 동월 기준 4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147억2000만달러로 31.2%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DDR5, HBM 등 차세대 메모리의 고정가격 상승과 AI 서버 투자 확대로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AI·클라우드 시장 확대가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대역폭메모리는 데이터 병렬처리와 응답속도 면에서 기존 제품 대비 성능이 뛰어나 AI·서버 산업에서 필수적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제품 경쟁력은 신흥 IT 아키텍처의 핵심소재로 자리잡고 있다.
통신장비 역시 2억달러로 4.6% 증가하며 미국의 전장용, 일본의 5G 투자 확산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전방산업 수요 불확실성으로 디스플레이 수출은 17억6000만달러로 8.9% 감소했다. 휴대폰은 9억6000만달러로 21.7% 줄었으나, 주력 완제품 신모델 수출이 감소폭을 일부 상쇄했다. 컴퓨터 및 SSD 등 주변기기는 단기 재고 영향으로 17.1% 감소한 10억9000만달러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 포함)이 74억7000만달러로 5.6% 후퇴한 반면, 대만이 37억1000만달러(89.7% 증가), 베트남 36억3000만달러(16.4% 증가)로 신흥지역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27억1000만달러로 21개월 연속 성장세(11.9% 증가)를, 유럽연합도 12억달러(18% 증가)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일본은 23.9% 성장한 3억3000만달러다. 반면 중국 수요 불확실성은 중장기적 변수로 남고 있다.
산업계에선 “AI·서버용 차세대 반도체 등 전략 품목 확장이 ICT 무역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수출 성장세의 지속 여부는 메모리·통신장비 등 핵심 품목 기술경쟁과 미국·대만 등 시장 다변화, 그리고 중국발 수요 위험 관리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성과가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