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 손가락 급증”…스마트폰 과사용→손 건강 위협과 치료 분석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칠 때마다 ‘딸깍’거리는 소리가 귀를 맴도는 방아쇠 손가락(수지) 증후군이 IT기기의 만연한 일상화와 맞물려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각종 디지털기기 사용이 일상적이 된 오늘날, 방아쇠 손가락 환자 수는 지난 10년간 50% 이상 증가하면서 손 건강 관리의 새로운 경계령으로 부상했다. IT 바이오 산업은 이 같은 손 질환 증폭 현상을 휴먼 인터페이스 시대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주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방아쇠 손가락 환자는 26만9,178명에 이르러 2014년 17만7,931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여성 환자가 6만3,879명으로 연령·성별을 불문하고 손의 반복 사용에 노출된 계층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구기혁 교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손목터널증후군, 드퀘르베인병 등과 더불어 반복적 손 사용·호르몬 변화와 생체적 구조가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질환은 활차 구조물에 힘줄이 걸려 딸깍 소리가 나며, 아침에 증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방아쇠 손가락 발생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IT기기 장시간 사용뿐 아니라 일상적 텍스트 입력, 운전, 골프·테니스 등 기기 혹은 기구를 장시간 쥐는 활동, 반복적 가사노동 등과도 깊게 연관돼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발생률이 수 배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진찰과 더불어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가 권고된다. 치료는 경증의 경우 사용 제한과 휴식으로 자연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불편감·통증이 지속되면 손바닥의 A1 활차 부위를 타깃으로 한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이 활용된다. 통계상 전체 환자 중 25%가 수술적 치료에까지 이른다. 국소마취 하에 시행되는 A1 활차 절개술은 보통 10분 이내에 종료돼 입원이 필요 없는 미니멀 인베이시브(minimal invasive) 시술로 인식되고 있다.

수술 후에는 즉시 손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나, 장시간의 반복적 손동작은 유착·재발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재활치료와 꾸준한 자가 운동이 필수적이다. 의료계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2회 이내로 국한해야 하며, 다수 반복 시 극심한 합병증이 보고된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IT 및 바이오 융합 기술 환경에서 손 질환이 사회적 건강담론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평하며, 디지털 노동과 헬스케어 기술 간의 균형 모색이 향후 중요한 과제임을 지적한다. 예방을 위한 바른 사용 습관, 조기 진단의 생활화, 첨단 재활기기 개발 등 산업 간 융합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