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 이글 퍼트의 짜릿함”…임성재, 윈덤 챔피언십 공동 3위 도약→톱10 희망 고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그린즈버러, 갤러리의 기대가 임성재의 손끝에 쏠렸다. 15번 홀에서 9m 이글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자 그린을 가르던 환호와 임성재의 침착한 미소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침묵을 깨운 이 한 방과 흔들림 없는 샷 덕분에 임성재는 다시 한 번 무대 중앙에 섰다.
미국프로골프 투어 정규시즌 마지막 무대인 윈덤 챔피언십 2라운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세지필드 컨트리클럽에서 진행됐다. 임성재는 전날 6언더파 64타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데 이어, 이날도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는 하나도 없이 또다시 6언더파를 채웠다. 합계 12언더파 128타로 선두권 경쟁에 힘을 보태며 공동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라운드는 유독 상위권 경쟁이 뜨거웠다. 캐머런 영이 15번 홀까지 7타를 줄여 14언더파로 앞서 나갔고, 에런 라이는 5개 홀을 남긴 채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2라운드를 모두 마친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해 시선을 모았다. 임성재는 15번 홀 파5에서 투온에 이어 9m 이글 퍼트에 성공했고, 17번 홀 파4에서는 홀 25㎝에 떨어지는 정교한 어프로치로 손쉽게 버디를 추가했다. 1번, 5번, 8번 홀에서 차분히 버디를 더하며 빈틈없는 플레이를 완성했다.
최근 4개 대회 중 3차례 컷 탈락과 디오픈 52위 등 아쉬움에 머물렀던 임성재지만, 이번 경기로 4개월 만에 톱10 입성의 가능성을 키웠다. 마지막 톱10 기록은 4월 마스터스 공동 5위였다. 반면 김시우는 10개 홀에서 버디와 보기 2개씩을 교환하며 합계 1언더파로 주춤했고, 안병훈은 12홀까지 한 타를 잃어 동일하게 1언더파에 그쳤다. 김주형은 13번 홀까지 치러 1타를 줄이긴 했으나, 2오버파로 100위권에 머물렀다.
현재 안병훈과 김주형은 페덱스컵 랭킹 69위, 89위에 각각 위치해 있어 플레이오프 톱70 진출을 위해 남은 라운드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컷 통과 마지노선이 3언더파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회 진행에 변수를 더한 악천후로 일정은 이월됐다.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 아래에서도 임성재는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주말 라운드로 향하는 임성재의 발걸음은 팬들의 응원과 함께 또 다른 서사를 예고한다. 윈덤 챔피언십 3라운드는 다시 한 번 골프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