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우승 완성”…목진석, 월드바둑 챔피언십 결승→10년 만에 세계 타이틀
흔들림 없이 쌓아 올린 234수 끝, 새로운 역사가 다시 태어났다. 첫 출전의 긴장마저 묻힌 과감한 행마와 집중력, 그리고 좌중을 가른 미소에 오랜 기다림의 감동이 서려 있었다. 목진석은 10년 만에 세계 무대 정상에 오르며, 누구보다 환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제6회 월드 바둑 챔피언십 결승전이 7일 전남 신안 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 자은도에서 펼쳐졌다. 결승 상대는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이었다. 초반에는 야마시타가 견고히 집을 쌓아올리며 우세를 점하는 듯 보였으나, 목진석은 흔들림 없이 중반 이후 공세를 높였다. 흑의 좌변과 상변을 과감하게 공략하며 형세를 뒤집는 전략으로 실마리를 열었다.

특히 목진석은 8강에서 이창호 9단,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유창혁 9단을 연이어 꺾으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 상승세는 결승전에서도 계속됐다. 마지막 승부처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응수와 베테랑다운 노련함으로 상대의 추격을 차단하며, 결국 백 불계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목진석은 “초반 행마에서 다소 흔들렸지만, 이후 흐름을 찾아왔다. 흑의 집을 깨는 전환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담담하게 결승판을 되짚었다. 또 “첫 출전에 우승해 뜻깊고, 가족과 함께해 더욱 특별하다”고 소감을 나눴다.
이번 시니어 챔피언십에는 만 45세 이상 기사 14명이 출전했다. 한국 7명, 일본 2명, 중국 2명 등 각국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최고를 다투는 자리였다. 목진석의 우승으로 시니어 세계대회 판도가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10년 만의 타이틀이기도 했다. 목진석은 2015년 GS칼텍스배 이후 오랜만에 국내외 정상에 올랐다. 시니어 무대에서 단 한 번의 출전만에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그의 행보에 바둑계는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됐다. 결승 우승 상금은 3천만원, 준우승에는 1천5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이날 경기장은 팬들과 가족, 그리고 막판까지 숨죽인 시청자들의 응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장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강호들의 재도전과 새롭게 구축될 경쟁 구도, 목진석의 2연패 도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삶의 무게를 이겨내듯 한 수 한 수를 차분히 쌓아가는 시간, 그 오랜 여정 끝 환하게 빛난 우승컵은 베테랑의 자존을 담은 위로였다. 목진석의 새로운 시작은 국내외 시니어 무대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월드 바둑 챔피언십의 감동 순간은 6월 7일 전남 신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