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⅔이닝 무실점 쾌투”…양현종, 수비 실책 묵묵히 감내→KIA 8-3 승리 견인
한숨마저 숨죽인 1회였다. KIA는 잇따른 수비 실수로 경기 초반 흔들렸지만, 양현종은 묵묵히 마운드를 지켰다. 스스로 실점을 감내한 대투수의 존재감이야말로 KIA의 오늘을 지탱했다.
2025시즌 KBO리그 정규리그가 무르익어가는 5월 22일, KIA 타이거즈는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원정 경기에서 8-3 승리를 챙겼다. 경기의 무게와 흐름을 바꾼 건 바로 양현종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주축 야수들의 부상과 실책 반복으로 움츠러든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최원준의 외야 실수에 이어, 젊은 선수들은 압박 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어진 불안은 1회 초중 박정우와 윤도현의 콜 미스, 김도영의 연속 실책으로 극대화됐다. 김도영은 한 차례 송구 선택을 아쉽게 마무리하지 못하며 만루 위기도 초래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마운드를 지켰다. 1회 3실점의 무게에도 흔들리지 않고, 2회부터 7회 2사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제구와 노련함을 바탕으로 위기마저 자신에게 돌려 세우는 투구였다. KIA 타선이 점수 차를 좁혀가자, 양현종은 역동적인 투구 패턴과 변화구를 적절히 섞으며 팀의 반전을 이끌었다. 결국 이날 양현종은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비자책점)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으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경기 직후 양현종은 “타선이 점수를 따라가주는 기색이 보여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 오늘 3실점 모두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스스로 반성했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야수진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팀을 하나로 묶는 선배들의 존재, 그리고 박찬호 등 팀 동료들의 다독임이 오늘 KIA의 힘이었다고도 밝혔다.
지난 4월 평균자책점 6.75의 난조를 겪었던 양현종은 5월 들어 평균자책점 1.88로 완전히 달라진 얼굴을 보여줬다. 4경기 중 세 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도 몸과 마음이 함께 올라온 결과였다. 양현종은 “자신감이 생겼고, 긍정적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이끄는 것 같다”고 최근 반등 배경을 전했다.
이날 승리로 KIA 타이거즈는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넓혔다. 다가올 홈경기 일정에서 연승 흐름을 이어가고자 한다는 팀 특유의 느긋한 기운도 실감됐다.
흙먼지와 수비실책, 쏟아지는 응원 속에서도 속을 다 비운 얼굴로 걸어 나오는 에이스의 뒷모습. 경기장은 한낮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고된 하루의 끝에 남겨질 기록과 응원이 조용히 교차했다. 리듬을 되찾은 KIA 타이거즈의 용기는 오는 주말 홈경기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