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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바이오 특화 AI 뜬다”…루닛·KAIST, 글로벌 톱 모델 개발 본격화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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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과 바이오 산업에 최적화된 초대형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규 프로젝트 수행팀으로 루닛 컨소시엄과 KAIST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내년에는 이들 특화 AI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의료 진단부터 신약 개발, 바이오 연구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활용이 가속화되며, 업계는 이번 발표를 ‘AI 기반 미래 바이오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1일 밝힌 ‘의과학·바이오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는 총 18개 컨소시엄이 도전해 최종 루닛과 KAIST 양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다음달부터 프로젝트팀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지원 하에, 각 도메인별 초대형 AI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 정부는 내년까지 글로벌 톱 수준의 특화 AI 모델을 자체 개발해, 즉시 산업계·연구계로 확산 가능한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공개한다는 목표다.

루닛 컨소시엄은 ‘분자-임상-실세계’ 전주기를 망라하는 멀티스케일 의과학 특화 AI 모델을 구축한다. 루닛과 트릴리온랩스, 카카오헬스케어, SK바이오팜 등 7개 기업, KAIST·서울대 등 6개 대학, 일산병원 등 9개 의료기관이 대규모로 참여한다. 이 컨소시엄은 분자·약품·임상시험 등 의과학 전 과정을 연결하는 증거 기반 AI를 구현하고, 최대 32B(320억 매개변수)급 AI 모델을 자체 개발한다. 세계 최초로 의과학 전주기 지식을 담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향후 1조 매개변수(1T)급 초대형 AI로도 확장할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국산 NPU(리벨리온) 적용과 카카오헬스케어 플랫폼 연동 등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과 추론 비용 효율화, 글로벌 진출을 동시에 꾀한다.

 

KAIST 컨소시엄은 ‘K-Fold’로 명명한 차세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 기존 글로벌 선도 모델(알파폴드3 등)의 통계 의존성에서 탈피, 단백질·분자 간 실제 물리·화학 상호작용 등 인과구조까지 학습하는 기술이 차별점으로 제시됐다. 주요 기업으로 머크(Merck), 히츠, 아토랩 등이, 기관 파트너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협회 등이 참여한다. KAIST 컨소시엄은 7B(70억 매개변수)급 메인 AI와 2B급 경량 AI모델을 동시에 개발해, 연구·산업계 모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배포와 글로벌 신약 플랫폼 연계 전략도 병행한다.

 

특히 두 컨소시엄 모두 오픈소스 공개, 산업 협업, 데이터 연계에 방점을 찍으며 AI 기반 연구개발(R&D)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추가 데이터 지원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공식화한 상황이다. 링크되는 의료·바이오 데이터 확보, AI모델 신뢰성 제고, 개인정보·윤리준수 등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서는 딥마인드, 구글, 인실리코메디슨 등 초대형 AI 기반 생명과학·제약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독자 모델 및 오픈소스 공개가 국내외 의료·바이오 산업 경쟁 역량을 결정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 적용과 파급효과를 현실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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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kaist#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