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의 귀환”…레알 마드리드 지휘봉→2028년 재도약 드라마
감독의 몸짓에는 늘 지난 시간이 깃든다. 사비 알론소가 11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한때 선수로서 숱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기억은, 이제 지휘봉을 쥔 새로운 운명으로 이어졌다. 구단은 25일, 알론소와 2028년 6월까지 3년 계약을 공식 발표하며 그를 레전드에서 리더로 맞았다.
알론소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활약하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라리가, 코파 델 레이 등 총 6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월드컵 1회와 유로 대회 2회 우승을 경험하며 한 시대를 빛낸 미드필더였다. 2017년 현역을 내려놓은 뒤 지도자로 변신해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 레알 소시에다드 B팀을 거친 그는 2022년부터 레버쿠젠을 맡아 팀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과 포칼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무엇보다 알론소가 이끈 2023~24시즌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단 한 차례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았다.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아탈란타에 무릎을 꿇으며 시즌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지만, 감독으로서의 그의 전략과 감각은 이미 유럽 전역에 울림을 남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금 시즌 바르셀로나에 라리가 우승을 내주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에 따라 알론소 감독의 선임은 구단에 재도약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26일 구단에 합류한 알론소는 다음 달 열릴 FIFA 클럽월드컵 알힐랄전에서 공식 데뷔무대를 치르게 된다.
알론소의 영입으로 팬들의 설렘 또한 커지고 있다. 베르나베우에 울려 퍼질 오랜 기다림과 떨림, 복귀를 환호하는 붉은 깃발 사이에는 희망의 메시지가 겹쳐진다. 레버쿠젠 역시 에릭 텐 하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후임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유럽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믿음이었을지 모른다. 사라진 그라운드의 그림자, 감독으로 돌아온 알론소의 여정이 이제 다시 시작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운명을 다시 쓰는 이 기록을, 팬들은 곧 경기장과 화면 너머에서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