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5개월 만에 마무리”…삼성바이오로직스, 순수 CDMO 체제 전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투자 및 자회사 관리 부문을 분할해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3일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5월 인적분할 계획을 밝힌 지 5개월 만에 분할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조치로 생산에 집중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이사회 결의로 분할보고총회를 갈음해 절차를 끝냈으며, 분할 부문은 ‘삼성에피스홀딩스’라는 신설 법인으로 독립된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로 정해졌으며, 향후 회사분할 등기 등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2일 분할계획을 공시한 뒤 8월 증권신고서 제출, 9월 효력발생, 10월 임시주주총회 결의 등 일정을 고스란히 이행했다. 10월 17일 임시주총에서는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99.9% 찬성률을 기록해,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했다.
의결권 자문사 ISS는 사업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이번 분할에 찬성 의견을 권고했고, 3대 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찬성 입장을 공식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분할 등기가 마무리되는 21일까지 거래정지되며, 24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으로 변경상장·재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체제로 재편돼 고객사들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글로벌 위탁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투자자와 업계 일각에서 제기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사업과의 경쟁 구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번 구조 전환으로 CDMO와 바이오시밀러 동시 투자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확대를 핵심 목표로 삼고,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 건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132만4,000리터까지 늘릴 계획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오가노이드 등 신규 모달리티도 선점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는다. 현재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아시아 지역 등에서도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3년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 매출은 1조2,575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연매출 성장 가이던스(25~30%) 달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존 림 대표는 “인적분할로 순수 CDMO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제고해 기업가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문화가 글로벌 CDMO 산업 내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