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HER2 진단 정밀화”…아스트라제네카-에이비스, 임상 적용 속도
AI 기반 HER2(사람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 진단 기술이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에이비스와 손잡고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을 임상에 도입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HER2 저발현 등 새로운 바이오마커 분류 체계에 맞는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AI 병리 스타트업 에이비스는 지난 15일, 혁신 디지털 병리 진단 솔루션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HER2 저발현'(HER2-low), 'HER2 초저발현'(HER2-ultralow) 등 세분화된 최신 HER2 분류 기준에 맞춰 임상 진단 솔루션을 국내 암환자 치료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의 이분법적 HER2 분류 기반 진단 체계에서 벗어나, 더 미세한 단계를 구분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AI 기술 적용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ER2는 암세포 표면에서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대표적 바이오마커로, 수용체 발현 정도에 따라 치료법 및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기존 면역조직화학(IHC) 검사 방식은 의료진이 육안으로 염색 정도를 판별해 판독 효율성에 한계가 있고, 전문가 간 판정 불일치 가능성도 있었다. 에이비스의 '콴티 IHC'와 같이 AI 기반 HER2 진단 솔루션은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해 미세한 염색 농도 차이를 신속·정밀하게 판독, 의료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간의 주관적 오류를 줄였다.
새로운 디지털 진단 기술은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세분화된 HER2 정보에 기반해 약물치료 대상 확대와 치료 시점 결정이 빨라져, 맞춤형 유방암 치료 지원에 기여할 전망이다. 실제로 AI 판독 도입 시 기존 대비 시간 단축 뿐만 아니라, HER2 저발현 환자 선별 정확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과 디지털 바이오 기술기업 간 협업 사례로서,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등 해외 주요 병원에서도 주목받는 AI 병리 진단 트렌드를 국내에 빠르게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의료기관에서도 AI 기반 병리 판독 기술의 실효성에 대한 임상 근거 확보와 보험 적용 논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편, 현행 허가·심사 체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AI 의료기기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의료기기 인증 절차와 임상 데이터 검증이 동시에 요구된다.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결과값의 신뢰성 담보, 데이터 보호, 환자 정보 비식별화 등도 핵심 과제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기반 HER2 진단 기술이 한국 임상 환경에 정착할 경우, 국내 암 정밀진단 및 치료 전략의 새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협업이 실제 임상에서 환자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지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