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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 여진 속 중동 증시 요동”...이스라엘 증시 반등, 걸프국 주가 급락→국제투자 불확실성 증폭
국제

“이스라엘 공습 여진 속 중동 증시 요동”...이스라엘 증시 반등, 걸프국 주가 급락→국제투자 불확실성 증폭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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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의 하늘 아래, 끝나지 않은 긴장감이 숨결처럼 번지는 6월의 첫 새벽.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를 향해 번뜩인 전장의 여운이 아직도 거리를 감도는 어느 월요일, 중동의 금융 시장 역시 파동을 담담히 맞이했다. 전운이 남긴 흔적은 투자 심리에도 고스란히 남아, 시장의 표정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이스라엘 증시는 단 한 주의 끝자락에 펼쳐진 거칠고도 유연한 행로를 밟았다. 대표 지수인 텔아비브 35(TA 35)는 전장 대비 0.5% 올랐고, 보다 넓은 토양을 대표하는 텔아비브 125(TA 125) 역시 0.4% 상승해 그늘진 아침을 잊을 풍경을 펼쳤다. 장 초반 2% 넘는 하락을 딛고 되살아난 반등, 이를 이끈 것은 긴장 속에서도 다시 숨을 고르는 이스라엘인의 강인함과 국제시장의 미묘한 반응이었다.

이스라엘 증시 0.5% 상승…카타르·사우디 등 걸프국 주가 하락
이스라엘 증시 0.5% 상승…카타르·사우디 등 걸프국 주가 하락

그러나 외환시장은 휴장한 채 정적만이 감돌았고, 이스라엘 셰켈의 가치는 평정을 지키려 애쓰는 듯 3.61셰켈(달러당) 선에서 머물렀다. 국채는 오름세를 탔지만, 이는 긴장의 종결이 아닌 불안의 잠깐 휴식에 불과해 보인다. 로넨 메나헴 미즈라히 테파호트 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장, 뉴욕 증시 하락의 여운, 그리고 군사적 암운이 실타래처럼 교차하는 시기를 두고 “앞으로의 변동은 분쟁의 흐름, 미국 등 강대국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예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평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시장 반응이 현재로선 제한적”이라고 밝혔으나 삶의 단면에 드리운 군사 긴장은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국제 평가사들의 예민한 촉을 자극하고 있다. 위기의 경계선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와 달리,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의 증시는 조용한 불안 속에 몸을 떨었다. 카타르의 대표 지수(QSI)는 3.2%나 하락했고, 그 중에서도 가스 트랜스포트 기업 주가는 4.34% 급락해 여파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이스라엘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의 해상 저장시설이란 고리, 그곳엔 이란·카타르의 이해가 혼재돼 있어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지수(TDSI)는 장중 한때 3.8%나 급감했으나 만회 끝에 1.01%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쿠웨이트와 두바이, 아부다비 증시도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중동 분쟁이 가져온 긴장의 온도를 반영하며, 신흥시장 통화와 주식에 드리운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의 거래 행로는 여전히 분쟁 양상과 국제사회의 대응이 전할 시그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 조심스레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기가 시장을 휘감으며, 만남과 이별, 안도와 불안이 하루 장이 끝날 때마다 교차한다.

 

텔아비브에서 도하와 리야드까지, 중동의 들판에 이는 시세의 바람은 당분간 긴장이라는 명징한 서곡을 놓지 않을 듯하다. 국제사회는 이 지역의 변동성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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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