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하루 새 6.3% 급락”…미국 경기 호조에 안전자산 매력 약화
현지시각 21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 국제 금값이 6% 넘게 급락하며 12년 만에 최대 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인도 증시 휴장 등 다양한 복합 요인이 투자 심리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이번 금값 급락은 최근까지 이어지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약화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새로운 변동성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미국 동부시각 오후 1시 45분,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15.26달러로 전일 대비 5.5% 하락했으며, 장중 한때 4,082.03달러까지 밀리며 일중 낙폭이 6.3%에 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라고 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도 온스당 4,109.1달러로 5.7% 내렸다. 올해 들어 금값은 60% 가까이 올랐고, 전날에는 온스당 4,38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그간 국제 금값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미국 대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금값이 급락했다. 인도가 최대 힌두교 축제 디왈리 기간을 맞아 시장 참여가 주춤한 점도, 유동성 둔화를 유발하며 가격 하락의 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국제 은 가격도 온스당 48.49달러로 전일 대비 7.6% 떨어져 금보다도 더 큰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백금 가격 역시 5% 하락했다. 귀금속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애널리스트는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 이번 주 흐름이 귀금속 시장 전반의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금융시장은 앞으로 나올 미국(USA)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28~2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정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CPI 발표 일정을 10월 24일로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금이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특성상 앞으로 미국 실질금리 추이에 따라 추가 상승 또는 조정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신고점 기록 뒤 돌연 최대 낙폭이 나타났다”며 귀금속 시장 참가자들이 당분간 경제 지표 발표와 Fed(연방준비제도)의 결정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금값 급락이 글로벌 자산시장 내 안전자산 분산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