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임원, 美 육군 중령 임관”…AI로 군 혁신 가속→미중 기술 패권 경쟁 격화하나
미국의 실리콘밸리, 그 미동부 땅에도 이른 아침 안개가 미묘히 깔릴 즈음, 비즈니스 정장 대신 군 제복을 차려입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메타·팔란티어·오픈AI 등 세계를 누비는 혁신 기업의 임원 네 명이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예비군 혁신 조직 ‘제201파견대’에 중령으로 임관하며 미국 국방의 미래, 새로운 전환의 물꼬를 텄다.
이날 미 육군은 샴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 앤드루 보즈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 케빈 웨일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 밥 맥그루 오픈AI 전 수석연구책임자 등, 미국 첨단 IT 업계의 중추를 이루는 이들이 선정돼 1년에 120시간 군 복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전통적 군사훈련 대신 원격 근무와 실무 집중의 유연성이 부여되는 대신, AI 시스템 훈련 체계 설계, 건강 데이터 기반 체력 혁신, 민간 첨단기술의 도입 전략 구상 등 복잡하고 본질적인 국방 기술 혁신이 임무로 주어졌다.

제201파견대는 미 육군이 실리콘밸리의 민간 인재를 직접 자군 체계에 도입하고, 첨단 기술의 빠른 응용과 혁신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들어 신설된 조직이다.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서 국방부는 고위 기술 임원 영입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 나아가 AI·데이터 등 신기술을 실제 군사력에 연결함으로써 군 운영의 복잡한 난제를 신속히 해결하고자 한다는 다짐을 이어갔다.
최근 몇 년간 미군과 실리콘밸리의 기술 협업은 한층 두터워졌다. 메타, 오픈AI 등은 국방부 협력 정책을 공식적으로 재정립하고, 신생 무기제조사 앤듀릴과 함께 국방 제품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팔란티어 역시 미 육군과 10억 달러 규모의 AI·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군의 정보화와 자동화에 함께 손발을 맞춘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AI와 데이터 등 최신 기술이 미국군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미래 정보·기술전 패권 경쟁에서도 미국이 우위를 다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기술 강국인 중국과의 긴장 고조 상황에서 자국군과의 견고한 동맹을 이익과 국가 전략의 연장선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방과 실리콘밸리의 만남은 단순히 기술력 확보를 넘어, 정치·국가 경쟁의 새로운 경합장으로 비쳐지고 있다.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임관이 가져올 군사 전략과 첨단 산업 지형의 변화에 국제사회는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미래 국방을 둘러싼 패러다임은 언제나, 그 변화의 앞자락에 인류의 지성이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