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150엔 돌파”…일본은행 금리동결에 엔화 약세 심화
현지시각 31일, 일본(Japan)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4개월 만에 다시 150엔을 돌파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미국(USA) 연방준비제도 역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하면서 양국 간 금리차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이번 조치는 투자자들에게 엔화보다 달러 자산 선호를 강화시키며 엔화 약세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은 엔화 가치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가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점 또한 미일 간 금리 차 축소 기대를 약화시켰다. 전문가들은 “양국 중앙은행 모두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구도가 단기간 내 변화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환율 변동의 배경엔 정치적 변수도 작용했다. 이달 2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고,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정치적 기반이 약화된 점 역시 엔화 신뢰도 저하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엔화 매도를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150엔대를 상회하기도 했으나, 환율은 이후 139엔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반등한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에 대해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시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본은행 결정이 엔화 약세 국면에 불을 붙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금리 차 고착이 맞물리며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국 금리 차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엔화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치 상황과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외환시장의 추가 변동성도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엔화 환율 움직임뿐만 아니라 미일 정책 변화와 국제 경제환경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환율 급등세가 향후 국제 금융시장 및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엔화·달러 환율과 관련한 금융 불안정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