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질주 시동”…이동은, 더헤븐CC 장타 격돌→배소현 명예 방어전 긴장감
초여름의 푸른 코스를 가로지르는 긴장감, 그 안에서 샷 한 번에 마음을 쏟아내는 선수들의 눈빛이 유달리 반짝였다. 장타의 미학이 우아한 궤적으로 피어오를 이번 경기는 KLPGA 투어 대표 장타자들이 펼치는 한 편의 서사였다. 이동은과 배소현, 두 사람의 이름이 개최지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시간이었다.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 웨스트·사우스 코스에서 20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는 파 72 코스를 배경으로 장타자의 힘과 전략이 집약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동은은 지난해 신인 시절 장타 3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장타 1위로 도약했으며, 특히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퍼트 감각과 아이언샷의 정교함까지 더해진 그는 2주 연속 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노리고 있다.

배소현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자다. 지난 해 이곳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과 코스 레코드 기록을 동시에 차지한 경험이 있다. 장타 순위에서 3년 연속 10위 내를 지키며, 코스에 대한 자신감을 안고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각오를 묻는 질문에 배소현은 자신만의 플레이로 코스를 설득해가겠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이번 더헤븐CC 대회는 파 4, 파 5 홀이 많아 티샷의 비거리와 정교함이 경기 양상을 좌우할 전망이다. 역대 우승자들은 길게 뻗어나가는 티샷을 강점 삼아 상위권을 지켜온 곳이기도 하다. 장하나, 김세영, 박성현, 최혜진 등 이미 장타로 이름을 남긴 선수들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경쟁 구도의 축은 이동은과 배소현이지만, 이예원이 시즌 3승을 달성하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까지 주요 타이틀 경쟁을 이끌고 있고, 박현경, 홍정민, 김민선, 김민주, 정윤지, 박보검 등 시즌 우승자들도 총출동해 촘촘한 챔피언 경쟁을 예고한다. 데뷔 두 해 만에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거둔 신인 김시현은 “정규투어 적응력과 함께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패기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연장전 끝에 우승을 내줬던 서어진은 새로운 각오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박민지 역시 KLPGA 투어 최다승(20승) 기록에 단 1승만을 남긴 채 자신의 발자취를 또 한 번 새길 준비를 갖췄다. LPGA 투어에서 2차례 정상에 오른 박희영도 초청선수로 참여하며, 동생 박주영과의 자매 대결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보탠다.
장타, 승부, 그리고 기록의 무게가 공존하는 이번 대회는 정교한 전술과 뜨거운 경쟁이 뒤섞인 채 막이 오른다. 연습 그린을 스치는 바람, 마운드에 심어진 의지, 관중석을 채운 응원까지 대회가 던지는 긴 여운은 시간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KLPGA 투어가 준비한 이번 주말의 장타 대결은 20일 개막한다. 우승의 순간, 그리고 새 역사를 향한 치열한 순위 경쟁은 골프 팬들에게 깊은 사유와 울림을 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