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기술 격차 4~6개월로”…미국과 중국,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 본격화 전망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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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7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중(USA·China) 인공지능(AI) 기술 격차가 4~6개월로 크게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콘퍼런스에는 한국경제인협회,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과 국제 통상 질서의 변화를 집중 논의했다.

 

마틴 쵸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전세계 국가를 합친 것보다 3~4배 많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하고 있고, 2022년 10월부터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 통제와 대규모 투자를 병행해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쵸르젬파 위원은 “중국(China)은 오픈모델, 이른바 '오픈 웨이트' 전략을 활용해 미국과의 AI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혔다”며, “특히 딥시크(DeepSeek) 등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모델 확산이 미중 간 AI 격차를 약 4~6개월로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미중 AI 패권 경쟁 격화…AI 모델 격차 4~6개월로 좁혀져
미중 AI 패권 경쟁 격화…AI 모델 격차 4~6개월로 좁혀져

실제 전 세계 선도적 20대 AI 모델 중 미국이 13개, 중국이 6개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LG 엑사원 4.0 32B’와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2’도 20위권에 진입하며 역내 기술 영향력을 입증했다.

 

쵸르젬파 연구위원은 “중국은 오픈모델 확산으로 미국 칩 환경 내재화를 꾀하고 있어, 오히려 미국 반도체 통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글로벌 보안 위험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제 강화에도 불구,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등 주요 첨단 기술국에도 중대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쵸르젬파 연구위원은 “오픈모델 확대에 따라 AI 응용 프로그램 개발 기회가 늘고 있지만, 한국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핵심 반도체 생산국으로 미중 양국의 전략적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또한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한국경제는 이제 구조적 변화 국면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의 재정적자와 보호무역 확대로 글로벌 통화 다극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도 “미국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한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활용, 중국과의 교역·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등 해외 주요 매체들도 최근 미중 AI 패권 경쟁의 가속화, 오픈모델 확산에 따른 글로벌 생태계 재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등 최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가 국제질서 변동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제기된 논의가 향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선택과 협력 구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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