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니폼의 존재감”…김희진·이예림, 현대건설 개막전 승리→흥국생명 격파 드라마
여수의 진남체육관을 가득 채운 응원과 긴장 사이, 새롭게 유니폼을 입은 김희진과 이예림의 표정에는 어느 때보다 깊은 결연함이 깃들어 있었다. 경기는 시작부터 기대와 설렘 속 명확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예림의 날카로운 스파이크가 터질 때마다 관중석은 환호로 일렁였고, 코트 위 현대건설의 조직력은 한여름의 무더위마저 등 뒤로 밀어냈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 조별리그 A조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은 공격과 블로킹 양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1(25-15 18-25 25-19 25-16)로 흥국생명을 제압했다. 경기 도중 고예림, 이다현이 각기 다른 팀으로 떠난 자리를 IBK기업은행 출신 김희진과 이예림이 채웠고, 두 선수는 빠르게 팀 시스템에 녹아들었다. 강성형 감독은 “김희진은 이동 공격에서 강점을 보여줬고, 이예림은 리시브와 공격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김희진은 6득점, 이예림은 18득점으로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특히 2세트에서 흥국생명이 25-18로 반격하며 잠시 흐름이 흔들렸으나, 곧 3, 4세트 연속 득점과 견고한 수비로 현대건설이 다시 격차를 벌렸다. 김희진은 최근 5㎏ 감량 이후 움직임에 날이 섰고, 세터 김다인과의 조합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도를 높였다. 이예림도 공격이 살아날 때마다 객석의 응원을 양껏 받고 자신감 있게 전위에 섰다.
경기 후 요시하라 도모코 흥국생명 감독은 “범실이 많았고, 강한 서브를 보여주지 못해 득점을 내줬다”면서도 “V리그 정규시즌 전까지 리시브와 조직력 보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승리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장식했고, 시즌 앞둔 변화 속 새로 짜인 선수 조합의 가능성을 확연히 드러냈다. 흥국생명도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경기에서 반전의 기회를 준비한다.
코트 위의 긴장과 환호, 새로운 출발에 건네는 온기. 진남체육관에서 또 한 번 그 뜨거운 하루가 기록됐다. 이번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의 다음 경기는 조별리그 일정에 따라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