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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따라 걸어 본 하루”…함평의 생태 감성, 카페 풍경까지 여행이 되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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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일상에 여유를 더하기 위해 자연이 가까운 곳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리 떠나는 일이 여행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사계절 작은 생태 체험과 들판 너머의 이색 카페가 일상이 됐다. 함평의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작지만 깊은 쉼과 감동이 곳곳에 숨어 있다.

 

봄이면 나비 축제가 열리는 전남 함평. 이곳에선 초록빛 정원과 곤충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공원, 그리고 옛 분교와 신선한 딸기가 어우러진 카페들이 남다른 매력으로 여행객을 부른다. SNS에서도 “함평 브런치 카페 투어 갑니다”, “꽃 향기 나는 생태공원 산책 중” 같은 인증샷이 이어진다. 그만큼 계절과 취향을 담은 코스가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함평자연생태공원)
출처 : 한국관광공사(함평자연생태공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가족 방문객과 나들이 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으며, 지역 내 카페와 디저트 가게 역시 주말마다 긴 웨이팅 줄이 생길 정도다.

 

현지에서 만난 트렌드 분석가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고, 동시에 감각적인 경험을 나누는 것이 최근 여행의 본질”이라 느꼈다. 손때 묻은 옛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직접 구운 케이크와 신선한 딸기로 만든 디저트를 맛보는 일은 일상 피로를 놓는 의식처럼 다가온다. 함평읍의 ‘장년길40’ 카페에선 빛바랜 분교의 벽과 교복 체험, 그림 같은 포토존까지 오감이 달라진다. 또 ‘키친205’에선 유화제 없이 촉촉하게 구워진 딸기 케이크와 사계절 내내 다른 산지 딸기 맛보기가 힐링의 포인트다.

 

아이와 산책하는 가족, 카메라를 든 연인들이 꽃과 나비를 따라 길을 걷는 함평 자연생태공원도 뭉근한 감성을 선사한다. 곤충생태관, 표본관 등 살아 있는 생명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보고, 지역 대표 꽃난초와 연못 풍경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시간을 보낸다. 가을엔 국화 축제 국향대전이 펼쳐지고, 야외 피크닉이나 캠핑도 어렵지 않으니 사계절 언제나 즐길 거리가 많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 거위체험 너무 좋아하더라”, “분교 카페에서 찍은 교복 사진이 제일 예쁘다”처럼 특별한 경험을 가까이에서 만끽한 후기가 이어진다. ‘함평나비카페’의 야외 정원에서는 부드러운 햇살, 살아 있는 거위와 아이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진다. GAP 인증 딸기 음료와 우리밀 두부빵 등 건강한 메뉴도 인기다. 핑크빛 포토존, 공주 드레스 체험을 곁들여 추억을 사진에 남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함평에서의 여행은 트렌드가 됐다기보단, 편안한 리듬으로 일상 속 쉼표를 찍는 방식에 가깝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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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함평자연생태공원#장년길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