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경고에 요동치는 뉴욕증시”…애플·EU·기술주, 일제 하락세→글로벌 무역전선 긴장감 고조
뉴욕의 새벽, 도시의 중심을 가르는 월스트리트가 다시 깊은 파동에 휩싸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가 초여름 월가의 고요한 아침을 일시에 깨뜨렸다. 유럽연합(EU)과 애플을 정조준한 고율 관세 경고가 퍼진 날, 뉴욕증시는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수목처럼 주요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시장은 다시금 불확실성 속의 침묵을 배우고 있다.
23일 미 동부시간 아침, 주요 3대 지수는 죄다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 나스닥은 각각 0.95%, 1.14%, 1.48%씩 내렸다. 투자자들은 ‘트루스소셜’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에 안개 낀 항로를 따라 망설임만 깊어갔다. 2025년 6월 1일부터 EU산 제품에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는 발언은, 그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던 무역 갈등의 새 불씨였다. 거기다 애플의 현지 생산을 압박하며, 조건 미이행 시 최소 25%의 관세를 예고하자 기술주 전반이 매서운 조정에 노출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주요국을 겨냥한 관세 카드로 글로벌 증시에 진동을 준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다시금 무역안팎의 불안이 시장을 흘러가게 만든 것이다. 임의소비재와 여타 기술주섹터는 1.2% 가까운 내림세를 보여 투자자 심리가 냉랭하게 식어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 와중에 유틸리티 섹터만이 소폭 상승해, 불확실성의 바다 위에 작은 등불처럼 남았다.
특히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묵직한 한 마디에 2%가량 하락했다. 오클로, 뉴스케일 파워,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등 원자력주들은 산업정책 기대감에 오히려 고요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덕분에 9%의 강한 상승을 보이며, 모두가 움츠린 시장에 희미한 온기를 남겼다.
유럽의 아침도 흉흉했다. 유로스톡스50, 독일 DAX, 영국 FTSE, 프랑스 CAC40 모두 0.79~2.52%가량 미끄러지며,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 시장이 비슷한 어둠을 나눠 가졌다. 국제 유가 역시 부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0.97달러에, 브렌트유도 64.15달러까지 내리며, 에너지 시장의 단기적 불안정성을 시사했다.
시장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최근 완화 기류와 맞물려 강한 반등을 이어오던 시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가 뜨거운 잿불처럼 갈등 재점화의 신호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즉각적인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전반적 투자 환경엔 짙은 부정적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이처럼 다시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앞에 놓이게 됐다. 트럼프식 ‘관세 외교’가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흔들고, 시장 심리만큼이나 유럽과 미국 간 외교적 경계선 또한 한층 뚜렷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가까운 미래, 트럼프 발 관세 정책과 더불어 유럽 내 지정학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구조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긴장의 수위는 날마다 예기치 못한 전율을 남기며, 세계 경제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