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상 논란에 금융권 충돌”…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본격화에 시장 흔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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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월 30일, 미국(USA)에서 역사상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GENIUS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이 공식 시행됐다. 이번 법 시행은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플랫폼 사이에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을 둘러싼 이해 충돌을 촉발시키며 미국 금융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다.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담보 의무와 회계 감사를 명문화했으나, 보유자 보상 지급에 관한 명확한 제한을 두지 않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사용자 보상 제한 움직임에 반기를 들었다. 코인베이스의 폴 그레왈(Paul Grewal) 수석 법률책임자는 “대형 은행들이 GENIUS 법안의 취지를 무력화하려 한다”며 “은행들은 6조6천억 달러에 달하는 예금이 암호화폐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경영진 일각에서는 전통 금융권이 시장 점유율 상실에 따른 반감으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GENIUS 법안 발효…스테이블코인 보상 둘러싼 은행·거래소 갈등 격화
미국 GENIUS 법안 발효…스테이블코인 보상 둘러싼 은행·거래소 갈등 격화

반면 미국 은행권은 예금 유출 문제가 신용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을 사실상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해관계와 관련해, 디지털상공회의소의 코디 카르본(Cody Carbone)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은 확정 수익이 아닌, 플랫폼별로 달라질 수 있는 비정형 보상”이라며 기존 예금 이자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GENIUS 법안 시행에 대한 업계 대응도 거세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는 “은행들이 오히려 좌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고, 에밀리 초이(Emilie Choi) 최고운영책임자 역시 “로비에만 집중하지 말고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Stand with Crypto’ 캠페인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직접적인 정치적 목소리를 독려하며 입법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은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기존 금융 질서 재편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관측통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을 넘어 예금 경쟁력까지 갖추는 점을 주목하며, 당분간 미국 시장 내 정책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 여부를 둘러싼 결론을 도출할 경우, 그 영향은 미 금융 인프라뿐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자산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어떻게 공존할지 이번 논쟁이 새로운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는 GENIUS 법안의 실제 이행과 금융 질서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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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genius법안#코인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