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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개입 진실은 윤상현이 안다”…명태균, 특검 조사서 핵심 인물 지목
정치

“공천 개입 진실은 윤상현이 안다”…명태균, 특검 조사서 핵심 인물 지목

정하준 기자
입력

공천개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본격화됐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명태균씨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핵심 인물로 지목하며 정국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명태균씨는 7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조사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3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명씨는 무상 여론조사 제공을 대가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8월 1일에도 특검에 다시 출석할 예정이다.

특검 조사를 마친 명씨는 취재진을 향해 “작년 11월 15일 구속된 후 정식 조사만 20번 넘게 받았다”며, “특검이나 검찰 모두에 성실히 답변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경위를 두고 윤상현 의원이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81차례에 걸친 불법 여론조사를 해줬다는 혐의를 받는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중심에 두고 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직전인 2022년 5월 9일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을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말한 녹취록도 추가로 공개됐다.

 

명씨는 윤상현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김 전 의원 공천 과정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인물이라고 거듭 지목했다. 그는 또 윤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친윤석열계인 권성동, 윤한홍 의원과의 연락 내용을 공유하며, 두 인사가 창원 의창구 후보로 다른 인물을 밀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친윤계 중심의 대립 구도 속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된 배경을 둘러싼 내막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상현 의원은 지난 7월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2022년 5월 9일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김영선 전 의원과 공천 관련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잘 논의하겠다고 답변했을 뿐, 이후 공천을 위한 구체적 실행은 없었다”며, 공관위 과반수 투표 결과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 진술이 엇갈리면서 특검 수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명씨는 지난해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도 연루됐다는 주장과 함께,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 김상민 검사 당선을 돕고 나면, 선거 이후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특검팀은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대상에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공천개입 의혹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개입해 윤한홍 의원 대신 박완수 의원이 공천된 정황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명씨 역시 “김건희 여사가 박완수 경남지사 전화번호를 한번 물어봐서 전해준 기억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수사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검은 이틀간 명태균씨를 상대로 공천개입 의혹의 실체를 집중 추궁한 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여야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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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윤상현#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