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한국인 납치·고문”…중국인 조직범죄 일당 검거에 현지 사회 충격
현지시각 9월 21일 오후, 캄보디아(Cambodia) 프놈펜(Phnom Penh)의 한 카페 인근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조직적으로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속한 수색 작업 끝에 경찰은 다음 날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 등 모두 5명을 체포했고, 이번 사건은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르는 한인 범죄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피해자인 A씨는 21일 오후 8시 30분쯤 카페에 차량을 타고 도착했으며, 오후 9시 50분쯤 가게를 나와 자신의 차량으로 향하던 중 검은색 차량에 탄 5명 일당에게 강제로 끌려가 납치됐다. 뒤따라 이를 목격한 카페 경비원의 신속한 신고로 프놈펜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에 착수, 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피해자 차량을 회수하러 돌아온 중국 국적 남성을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했다. 이어 22일 오후 5시께 프놈펜 내 한 호텔에서 나머지 공범 4명이 추가로 검거됐다.

압수 수사에서 반자동 권총(K54) 1정, 실탄 9발이 든 탄창 2개, 쇠파이프, 무전기 3대 등 범죄 장비와 함께, 마약 알약 112정, 마약 흡입기구, 다수의 여권 등 강력범죄 조직의 활동을 방증하는 물품이 대거 발견됐다. 경찰 측은 용의자들을 벙꽁꽁구 경찰서에 임시 구금하고, 납치 및 무기·마약 불법 소지 혐의로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은 불특정 한인 대상이 표적이 된 치밀한 조직범죄 가능성이 크다”며 배경과 추가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찰은 과거에도 국제 범죄조직과 연계된 유사 사건을 다수 단속해온 바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착취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지 사회에서는 외국인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편,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도 “재외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사건 경과를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 크메르타임스와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크메르타임스는 “폭력·무기·마약이 뒤섞인 국제 범죄조직의 단면이 드러났다”고 지적했고, 영국 BBC는 “캄보디아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 및 여행객 사이 경계감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내 조직범죄의 국제화 및 폭력 수위 증가가 아시아 전역 치안과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으로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지 당국의 국제 공조와 한인 안전망 확충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