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4시간 25분 인질극”…안산 비극, 가족마저 무너진 참혹한 순간→스튜디오 절망만 남겼다
따스하게 깨어 있던 가족의 일상은 어느새 피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을 머금었다. KBS2 ‘스모킹 건’ 105회는 안산 인질 살인 사건을 거침없이 파고들며 평범함 뒤에 숨은 극한의 공포,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분출된 광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새벽녘 불안한 숨결로 건네진 전화 한 통은 이미 참혹한 운명의 서곡이었다. "새아빠가 목에 칼을 대고 있어. 신고하지 말고 엄마 혼자 와줘."라는 절박한 딸의 목소리엔 보호받아야 할 가정이 무너진 비극이 응축돼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가정폭력과 집착은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인질극으로 악화됐다. 이혼을 거부하며 분노를 폭발시킨 남편 김상훈은 의붓딸 자매를 대상으로 끝없는 위협을 가했고, 가족의 평온은 4시간 25분 동안 송두리째 파괴됐다. 현장에서는 이종화 위기 협상 전문가의 실제 협상 경험이 공개돼 긴장을 더했다. 협상 과정의 생생한 녹취가 전해지는 순간마다 출연진의 표정은 어둡게 굳어졌고, 안현모가 “뉴스로만 듣던 참극의 현실에 말문이 막힌다”고 토로하자 이지혜 또한 참담한 마음을 내비쳤다. 죄 없는 자매가 공포 속에 놓였던 현장은 시청자 모두에게 짙은 상흔을 남겼다.

더 이상 한 사람, 한 가족의 불행으로만 남을 수 없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광민은 가해자 내면에 자리한 통제 불능의 분노와 맹목적 집착의 뿌리를 파헤치며, 반복돼온 폭력이 어떻게 끔찍한 범죄로 분출되는지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스튜디오 내에서는 끝내 눈시울을 붉히는 출연진들의 탄식이 번졌고, 사회가 그동안 외면해온 가족 안의 위험 신호들을 날카롭게 되짚으며 시선을 모았다.
무방비한 평온이 어느 순간 냉혹한 비극으로 돌변하는 찰나, ‘스모킹 건’은 관망의 경계 밖에서 무심코 흘려보낸 통증을 다시 한 번 붙잡았다. 치명적 집착이 부른 파멸과 지옥의 4시간 25분, 그리고 평범함의 가장자리에서 터져 나온 연약한 비명. 사회 전반에 던지는 경고와 울림이 묵직하게 남았다. 충격의 현장은 8월 5일 화요일 밤 9시 50분, KBS2 ‘스모킹 건’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며 전파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