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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500만명 돌파했지만 외국인 비중 4%"…정연욱, 국립중앙박물관 국제경쟁력 지적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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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구성과 국제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22일 국립중앙박물관의 내·외국인 관람객 통계를 공개하며 박물관의 '글로벌 박물관' 위상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외국인 접근 환경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5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이 중 외국인 관람 비율이 4%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1945년 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연간 500만명대를 넘긴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K-컬처 열풍에 힘입어 프로야구 관중 규모에 버금가는 관람객을 기록했다. 영국 미술매체 아트 뉴스페이퍼의 2024년 글로벌 박물관 관람객 순위와 비교해도 세계 5위권에 해당하는 수치이지만, 내국인 비중 과다 현상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20일 기준 박물관의 연간 관람객은 510만3천709명에 달했다. 그러나 내국인은 491만3천657명(96.3%), 외국인은 19만52명(3.7%)에 그쳤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산하 13개 지역 박물관을 모두 포함한 총관람객 1천154만5천983명 중에서도 외국인 비율은 2.7% 수준이다.

 

박물관별로 외국인 관람 수치는 더욱 낮았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제주박물관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 지역 박물관의 외국인 연간 관람객은 5천명 미만, 일부는 1천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성과 자체는 의미 있으나 관람객의 96%가 내국인이라는 점은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아쉽다"며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외국인 접근성과 친화 환경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어 안내 서비스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제기됐다. 박물관 측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과 언어 다양성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정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이 접하는 관문"이라며 "외국인 관람 여건의 획기적 강화가 세계 5위 박물관 위상에 걸맞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박물관 내외국인 비율 격차에 대해 국격과 관광 목표, 문화예술 수출 전략의 관점에서 좀 더 적극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물관 측은 향후 언어 서비스 확대와 외국인 맞춤형 편의 개선책 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통계를 둘러싼 논의는 한국의 문화 공공기관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를 예고했다. 국회는 외국인 문화 인프라 확장과 서비스 혁신을 정책 과제로 삼아 내년도 예산 및 입법 논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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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국립중앙박물관#외국인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