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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역사와 레저가 한자리에”…용인에서 만나는 경기도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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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역사와 레저가 한자리에”…용인에서 만나는 경기도의 여름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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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이면 온 가족이 자연과 도시,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용인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몇 해 전만 해도 대형 테마파크만을 떠올렸던 이곳에선, 이제 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의 이유로 머물 만한 장소가 가득하다. '어디에 갈까'를 고민하던 부모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휴식과 경험, 그리고 배움이 어우러진 짧은 여정이 일상의 소중한 쉼표가 되고 있다. 

 

초여름이 무르익은 7월, 용인 시내 곳곳은 다시 여행객으로 붐빈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 베이는 여전히 용인의 대표적인 명소. 딸 아이와 함께 에버랜드의 대관람차에 오른 김수현 씨(36)는 “아이랑 노는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나 자신도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캐리비안 베이 역시 실내외 워터슬라이드와 파도풀에서 가족, 친구들이 시원한 여름을 즐긴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경우, 교외 박물관 체험을 희망하는 가족 단위 사전 예약이 해마다 늘고 있다. 또 최근엔 한국민속촌이나 와우정사처럼 조선 시대 생활상과 전통 문화, 독특한 건축미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형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나들이를 떠났다가 조용한 정원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호암미술관이나, 울창한 숲의 피톤치드를 만끽할 수 있는 용인자연휴양림도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여행 트렌드 연구자 이윤아 씨는 “요즘 용인 여행의 본질은 다양성에 있다. 업무와 육아로 지친 사람들이 잠깐의 쉼을 누릴 만한 자연, 아이들이 오감을 열어 경험하고 노는 공간, 나아가 옛 문화를 눈앞에서 체험하며 배우는 시간이 모두 가능하다”고 짚었다. 그러다 보니 한 곳만을 위한 ‘목적지 여행’이 아니라, 하루에도 각기 다른 장소와 테마를 넘나드는 선택형 여행이 많아졌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SNS에는 “아이들과 박물관, 민속촌 돌고, 워터파크에서 시원하게 마무리하니 하루가 짧았다”, “숲속 캠핑장에서 보내는 밤이 정말 힐링이었다”는 실감 나는 후기가 쏟아진다. 각 명소마다 체험 인증 사진과 영상도 인기다. 누군가는 소나무 숲 사이 해먹 책을 펼치고, 또 누군가는 전통 가마 옆에서 옛 복장으로 체험하는 아이의 모습을 남긴다. 자연스럽게 “이젠 이게 우리 가족의 새로운 휴가 방식이 됐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여행지는 결국 ‘내 안의 쉼표’를 찾게 한다. 용인에서의 하루는 유행이나 일회성 나들이를 넘어, 세대와 취향, 일상과 휴식이 조화롭게 만나는 시간으로 남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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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버랜드#한국민속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