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사 돌연 사퇴”…미국, 트럼프 임명권 확대에 통화정책 변수 부상
현지시각 1일, 미국(USA) 워싱턴 D.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가 8일부로 이사직을 돌연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약 6개월의 잔여 임기를 남긴 퇴진 소식에 금융시장과 국제 사회는 즉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선 변화는 미국 통화정책의 향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지 시간으로 1일 오전, 연준은 쿠글러 이사의 중도 사임 결정을 확인했다. 쿠글러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문의 사임 서한을 제출했으며, “연준의 이중 목표 달성 시기에 기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연준과 쿠글러 양측 모두 이번 퇴진 배경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쿠글러는 조 바이든 행정부 하인 2023년 9월 연준 이사로 임명됐다. 당초 내년 1월 31일까지 임기를 채울 예정이었으나 6개월여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민주당 주도의 연준 이사회 내부에서 전통적으로 통화 긴축에 우호적인 ‘매파’로 분류됐던 만큼, 지난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불참도 시장에서 이례적 행보로 해석돼 이목을 끌었다. 쿠글러는 조만간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쿠글러의 사임 이후 연준 이사진은 공석이 한 자리 생기게 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이사 임명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행 연준 이사회 구성에서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인사는 이미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포함돼 있다. 만일 트럼프가 신규 인사를 추가할 경우, 임명 라인은 총 3명으로 확대된다. 현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내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나머지 이사진들은 상당수 장기 임기를 보유하고 있다.
보먼 부의장, 월러 이사는 최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지며,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소수 의견을 낸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선 셔플이 미국 기준금리 정책의 ‘매파 대 비둘기’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과 국제 금융계에서는 쿠글러의 갑작스러운 퇴진이 달러화, 국채, 글로벌 자산 시장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임명권 행사로 연준이 보다 정책적 색채를 띨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이사진 인선과 금리 정책 기조 변화가 투자자와 세계 경제, 역내 금융 시스템에 어떤 변동성을 야기할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 내 인적 교체에 따라 통화 긴축·완화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