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소진의 벼랑 끝”…트럼프, 벙커버스터 지원 시사→중동 전장 확전 경계감 고조
가자지구의 하늘을 가르는 이란제 탄도미사일, 그 궤적 하나마다 중동의 밤은 더욱 어둡고 긴장으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이스라엘과 이란, 두 적대국이 장기 소모전에 들어선 가운데, 미사일과 방공망의 수명이 곧 분쟁의 길이를 결정하는 운명의 시계처럼 흘러간다.
이란은 최근 5일 동안에만 약 380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했고, 지난 한 해 전체에 걸친 두 번의 교전에서 소진한 320발과 맞먹는 양을 단숨에 소비했다. 보유량은 이미 700~1,300발 수준으로 추정되며, 각 미사일이 하늘을 수놓을 때마다 무기고는 점점 비어간다. 한편 이스라엘은 아이언돔과 패트리엇, 애로(Arrow) 계열의 미사일로 90% 이상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으나, 그 유지에는 하루 3,9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가자지구에서 바라본 이스라엘에 떨어지는 이란제 탄도미사일들[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18/1750215000820_32736335.webp)
양국 모두 무기의 고갈과 비용 증가라는 냉엄한 현실 앞에 전략의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섰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분쟁 첫날 150발에서 17일에는 10발로, 점차 줄어드는 추이다. 하지만 이란의 지하 무기고와 숨겨진 전력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방심할 틈이 없다고 평가한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미국의 보급과 군사 개입 없이도 10~12일가량 버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긴장감은 한층 더 높아진다.
국제무대의 시선이 중동으로 쏠린 가운데, 미국 역시 역할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엔 외교적 해법과 이란과의 핵 협상에 무게를 두었으나, 이스라엘의 창의적 공습 성공에 감탄하며 군사적 동참을 시사했다. 최근엔 벙커버스터 제공 그리고 군사 옵션 강화 가능성까지 집중 검토하며, 과거 거절했던 지원책을 재차 논의하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에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외교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단독 작전을 시행하고, 이란도 협상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자 군사 지원 방향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전략적 지원을 둘러싼 논의는 캠프 데이비드 회의, 백악관 상황실 참관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반복됐다.
국제사회는 팽팽한 긴장 속에 무력과 외교, 두 갈래 고민 앞에 멈춰 서 있다. 이란 무기고의 내구성과 이스라엘의 방어 역량, 그리고 미국의 결단이 이번 충돌의 결을 좌우할 주요 이정표가 되고 있다. 국경을 넘는 미사일 그늘 아래, 중동의 운명은 다시 한번 거센 격랑의 한복판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