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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공 로봇수술로 방광질루 치료”…고려대안산병원, 실시간 시연 국제 주목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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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공 로봇수술 기술이 방광질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의료진이 집도한 ‘로봇을 이용한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이 지난 26일 전세계 8개국 의료진에게 실시간 중계됐다. 로봇수술 특유의 정확도와 최소 침습성은 방광질루 환자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시연을 ‘차세대 비뇨의학 수술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배재현 교수팀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국제학술대회 일환으로, 단일공(Single Port, SP)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를 활용한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을 직접 집도하고 수술 과정을 생중계했다. 이번 수술은 그리스, 대만, 미국,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등 총 8개국에서 모인 149명의 의료진에게 온라인과 현장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방광질루는 방광과 질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난치 질환이다. 배 교수는 기존 복강경 수술 대비, 수술기구 접근성과 시야확보가 뛰어난 로봇수술법을 적용해 절개 없이 방광 내에 공기를 주입해 병변을 정확히 노출시키고, 손상 조직을 최소화하는 치료 성과를 이어왔다. 특히 단일공 로봇의 등장은 기존 복강경보다 작은 절개와 높은 정밀도로 술기 난이도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이 같은 첨단 치료법은 복강경 기반의 기존 표준에 비해 시야 확보, 조직 봉합, 출혈 최소화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한 술기 전수가 아니라, 실제 임상 경험과 교육을 국제적으로 공유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와 의료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 일본 등도 최근 단일공 로봇 플랫폼의 실전 적용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임상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국내의 로봇수술 플랫폼 도입은 의료기기 인증, 시범사업, 수가 인정 등 각종 정책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복지부와 식약처를 중심으로 원격수술, AI보조 진단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제도적 뒷받침 논의도 활발하다.

 

배재현 교수는 “방광질루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법에 대한 연구와 교육, 국제적 지식 교류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선진 술기가 국내외에서 실제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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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안산병원#배재현#다빈치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