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론·로봇 무장한 中방산 급부상”…산업연구원, 한국 수출전략 고도화 촉구
AI와 드론, 로봇을 앞세운 중국 방위산업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방산 전략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중국이 무인화·지능화에 집중하며 세계 방산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는 가운데, 한국 내에서는 첨단 민간 기술의 국방 접목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방위산업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 둔화 상황에서도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늘린 1조7천847억 위안(약 358조 원)으로 편성하며 방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무인화와 지능화 전력 구축에 전략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AI, 드론, 로봇 등 첨단 기술을 무기체계에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통계(2020~2024년 기준)에 따르면, 세계 무기 수출시장에서 중국은 점유율 5.9%로 미국(43.0%), 프랑스(9.6%), 러시아(7.8%) 다음인 4위를 기록했고, 한국(2.2%)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 20대 주요 방산기업 중 6곳이 중국 기업일 만큼, 노린코(NORINCO),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CETC), 중국선박집단(CSSC) 등은 무인항공기·AI 전투 로봇·스마트 유도무기 등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주하이 에어쇼에서 자율 지휘·타격이 가능한 ‘로봇 늑대’, 군집 드론 시스템 ‘벌 떼 드론’, 무인 수상정 ‘범고래호’ 등 첨단 무기가 대거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로봇 늑대’는 민간 반도체 업체 전신커지의 AI 기술이 접목된 주요 사례로, 민군 융합의 대표 성과로 꼽혔다. 보고서는 “이같은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중국은 최근 파키스탄, 태국, 알제리 등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 무기를 꾸준히 수출하며 첨단 무기 수출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AI·드론·로봇 분야에서 민간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국방 분야 연결 체계가 아직 미비하다”며 “민군 기술협력 사업, 신속 시범 획득사업 등 구조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 공유, 제도 정비, 중소기업 참여 확대 등 생태계 차원의 정책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산업계는 중국 방산기업의 급부상에 맞춰 한국 방위산업의 수출 전략을 어떻게 고도화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민군 융합 기술협력의 제도화와 방산 생태계 확장 방안 마련을 본격 검토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