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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트윈 실전 배치”…네이버, 사우디 스마트시티 기술 공개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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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이 글로벌 건축·부동산 산업의 경쟁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에서 스마트시티부터 부동산 실증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IT 기술을 공개하면서, 중동 시장 내 IT 기반 도시 개발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는 중동 최대 규모 건설·부동산 박람회로, 연간 17만명 이상의 방문객과 50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신기술과 대규모 거래가 집중되는 산업 현장이다. 업계는 네이버의 현지 기술 실증이 ‘글로벌 도시혁신 플랫폼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17일부터 20일까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AI, 디지털 트윈(실세계 모델을 가상세계에 실시간 구현하는 플랫폼), 클라우드 기술을 도시개발·부동산 서비스에 직접 적용한 국내외 사례를 대거 공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메카, 메디나, 제다 등 사우디 내 3개 대도시에 구축 완료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중심으로, 현지 도시개발 사업에 적용된 데이터 기반 도시 운영·관리 방식이 주목을 끌고 있다.

AI와 연동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실시간 3D 모델로 변환하고, 건설·주택·교통 등 도시의 다양한 인프라 관리에 활용된다. 기존 2D 도면·오프라인 관리 체계에 비해 도시 변화 예측, 실시간 이상 감지, 복합적 환경 분석 등에서 수십 배의 정확도와 신속성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강점이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매핑로봇 ‘T2-B’ 기술과 스마트시티의 AI 밸류체인, 소버린 AI(네이버 자체 AI 생태계) 관련 모듈도 현장에서 실물 공개했다.

 

주요 전시 공간은 스마트시티·디지털 트윈 존, AI 존, VR(가상현실) 체험관, 건축·부동산 분야 전문가 협력관 등으로 구성됐으며, 관람객은 사우디 리야드 신규 주거단지의 디지털 모델을 직접 경험하고, 현지 정부·공기업 주도 대형 프로젝트의 기술 적용 방식을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우디는 ‘비전 2030’ 정책 아래 도시 인프라 현대화와 첨단 부동산 개발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으며, 최근 2년간 글로벌 IT 기업들의 기술 파트너십 경쟁이 본격화된 지역이다. 네이버는 2023년에 이어 네 번째 현지 참가지로, 사우디 국립주택공사 등 정부기관과 장기 기술 공급·플랫폼 고도화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빅테크 기업도 스마트시티 기술과 디지털 트윈 기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시카고,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에서는 3D 디지털 모델 기반 도시운영이 점차 상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현지 데이터 활용·AI 접목에 관한 정보보호, 기술 현지화, 정부 인증 등 규제 장벽도 높아 ICT 기업 간 ‘규제 대응력’이 사업 확장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권에서는 현지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현지화, 도시 데이터 표준화 요건 등이 상용화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사우디 내 디지털 트윈 기 구축 실적과 AI 역량이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지역 파트너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기술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서비스 사례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중동 건설·부동산 시장에 실질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국내외 IT 기업의 글로벌 도시 혁신 경쟁에 어떤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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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사우디#디지털트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