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옛길 문화제”…도봉구, 시간의 결 따라 이어진 예술과 기억→현장에 스며든 감동
서울 도봉구 도봉동, 이 오래된 시간의 결이 서린 골목을 따라 걷는 이들의 발끝에서는 세월의 속삭임이 조용히 깃든다. 오랜 역사와 꿈이 흐르는 도봉옛길 길목마다, 다섯 번째를 맞은 ‘도봉옛길 문화제’가 다시 한 번 주민과 방문객을 깊은 시간 속 초대한다. 경흥대로의 자취가 사라지지 않은 채 남은 도봉구 구간에서, 지난 시대의 발자국과 오늘의 숨결이 겹쳐지며 현장은 또다시 생기를 되찾는다.
올해 ‘도봉옛길 문화제’는 조선 태종의 사신, 네거리를 오갔던 상인과 출정하던 군사의 지난 기억들을 예술 무대와 거리행렬에 아로새겼다. ‘어? 흥(興)!’이라는 부제처럼, 호랑이 마스코트 ‘패랑이’와 도봉산 호랑이 전설이 기획공연에 생생히 녹아들며 축제에 활력을 보탰다.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무대를 꾸미는 ‘도봉옛길 노래마당’, 도봉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회 ‘흥얼흥얼’에 이어, 길 위 예술상단과 주민들이 합세한 ‘도봉옛길 거리행렬’은 예술과 공동체의 경계마저 허물었다. 깊은 밤을 밝히는 ‘도봉옛길 야행(夜行)’과 도보여행 ‘도봉옛길 문화탐방’도, 공간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문득 들춰 보인다.

편지쓰기, 엽서 만들기, 테마 마켓과 체험부스, 기획전시 등 부대행사들은 일상에 문화예술의 숨결을 스며들게 했다. 참여자는 해설사의 목소리와 함께 도봉옛길을 천천히 걸으며 각기 다른 세대의 흔적을 품었고, 축제의 장에서는 소망을 주머니에 담아 또 다른 내일을 꿈꾸었다. 전문가들은 “역사와 예술, 공동체의 화합이 도시민들의 정서를 더욱 단단히 잇는다”고 평가했다.
2025년 6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지는 도봉옛길 문화제는 각 세대의 축적된 기억이 문화예술로 피어나는 현장이다. 이곳에서 나누는 만남과 대화, 그리고 걸음걸음마다 누적되는 꿈들이 도봉구 도봉동의 오래된 길 위에, 새롭고 깊은 울림으로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