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 급락”…외국인 2조2,232억원 매도에 반도체주 5%대 하락
코스피가 11월 4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반도체주 급락 영향으로 2.4% 하락, 4,121.74에 마감했다. 최근까지 상승세가 이어진 주요 지수가 하루 만에 4,200선 아래로 내려가며 투자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과 외국인 매도세, 차익실현 매물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100.13포인트(2.37%) 하락한 4,121.7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2조2,232억원어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웠는데, 이는 2021년 8월 13일(2조6,990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기관도 4,98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은 2조6,894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하락폭을 일부 방어했다. 개인 순매수 역시 약 4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5.58% 급락하며 10만원대로 내려섰고, SK하이닉스도 5.48% 하락해 58만원대를 기록했다. 전일 급등했던 두 종목이 이날 외국인 매도세의 집중 타격을 받았다. 현대차(-5.32%), 기아(-2.80%),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7%), HD현대중공업(-6.59%), NAVER(-2.73%)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였다.
업종별로 전기전자(-4.33%), 운송장비(-3.61%), 증권(-4.87%)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반면 제약(1.16%), 음식료(1.80%), 화학(0.44%) 등 일부 방어적 업종은 상승했다. 정유주 S-Oil(6.92%), GS(1.24%)는 OPEC+ 8개국의 내년 1분기 증산 중단 결정 소식에 강세를 보였고, 삼성SDI(3.21%)는 테슬라와의 에너지저장장치 공급 계약 보도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는 외환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9.1원 급등한 1,437.9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도 1조1,400억원 순매도를 기록, 주식 및 파생상품 시장 전반의 매도세가 강화됐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2,300억원)과 기관(1,662억원)의 순매수에 힘입어 1.3% 오른 926.57에 마감했다. HLB가 글로벌 운용사 투자를 받아 13.68% 급등하는 등 일부 종목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급등을 소화하며 조정에 들어갔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하락과 조선·자동차주 조정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외국인 매도세, 차익실현성 매물 등 복합적 요인에 주목해야 하며, 이번 주 미국·중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 정책 이벤트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향후 국내외 정책 방향과 환율 흐름이 추가 하락 혹은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