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의 꿈, 또 한 번 현실이 되다”…로또 당첨은 여전히 희망의 신호
요즘 로또를 사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 예전엔 한 번쯤은 상상해보는 ‘혹시 나도?’였지만, 이제는 주말 작은 설렘으로 당연한 일상이 됐다. 추첨일 밤, 검색창엔 온통 당첨번호 조회와 판매점 위치가 오르고 있다.
제1195회차 로또 추첨에서 1등의 주인공은 총 10명이었다.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춘 이들의 당첨금은 각각 29억 3,918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서구 한 편의점에서, 부산의 복권방에서, 그리고 지방 군소도시의 작은 점포에서도 당첨자가 나왔다. 자동 선택으로 행운을 거머쥔 이도 있고, 스스로 고른 수동 번호가 적중해 인생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SNS에는 “또 한 주, 마지막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직접 당첨지역 찾아가 티끌만한 기운이라도 받아온다”는 일상 속 고백들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번 회차 동안 판매된 로또 복권은 1,229억원어치가 넘는다. 1등을 노린 이들만이 아니다. 2등은 86명(각 5,696만원), 3등은 3,337명(각 146만원), 4등 16만여명, 5등은 279만여명이 당첨의 기쁨을 나눴다. 평균적으로 역대 1등 당첨금은 20억원이 넘고, 한 회차에 적게는 4억원에서 많게는 400억원을 넘긴 적도 있었다. ‘가장 많이 뽑힌 번호’, 지역별 명당 리스트, 세금과 당첨금 수령법까지, 관련 정보에 쏠리는 사람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누적 1등 당첨자 수는 9,934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열기를 “소확행의 집단적 꿈 찾기”라 부른다. 한 로또 판매점 주인은 “실제 당첨자는 보통 옆집 회사원, 매주 들르는 단골 어르신 같은 평범한 이들이 많다”며 “막상 큰돈이 들어와도 실감이 안 난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확률은 극히 낮지만, 그저 운이 닿는 순간 살며시 다가온다는 점에서, 누구나 자신의 일로 상상해볼 수 있어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나도 저 판매점 가볼까”, “언젠가 기적이 내 일상이 될지도”, “세금만 해도 9억이 넘다니, 부럽다” 등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당첨자와 자신의 간극을 무심코 잰다. 반복되는 일상과 피로 속에서, 로또 번호를 고르는 짧은 시간만큼은 현실과 꿈 사이의 경계를 흐려지게 한다.
이처럼 로또는 단순한 ‘도박’이 아닌, 평범한 삶에 한 줄기 희망과 기대를 심어주는 현대적 기호다. 매주 토요일 저녁, 화면을 응시하며 잠시나마 미래를 상상하는 마음.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