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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여파 속 공급망 재편”…현대차, 미국발 수출 99% 감소→전략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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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여파 속 공급망 재편”…현대차, 미국발 수출 99% 감소→전략 조정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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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한 번 격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정책 여파 속에서 미국발 수출량이 사실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의 수출량이 한 달 새 99% 가까이 감소한 사실은, 세계 통상 질서의 균열과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급격한 재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해외로 수출한 차량이 14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1천303대와 비교해 98.9% 줄어들었으며, 직전 달 수출량 2천386대와 견주어 보아도 99.4%라는 급격한 낙폭이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수출량이 100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연간 2만2천600대의 수출 실적을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수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와, 그에 따라 공급망을 효율화하려는 현대차의 전략적 판단이 꼽힌다. 일부 비관세 재고가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현지 자동차 가격의 상승 압박을 더욱 심화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관세 여파 속 공급망 재편…현대차, 미국발 수출 99% 감소→전략 조정
트럼프 관세 여파 속 공급망 재편…현대차, 미국발 수출 99% 감소→전략 조정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대차의 생산 및 공급망 조정은 이미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미국향 투싼이 앨라배마공장으로 이전돼 현지 판매로 전환되는 동시에, 캐나다로 판매되던 HMMA 생산분은 다시 멕시코 생산체제로 돌려, 각국 관세 환경에 맞춘 배분 전략이 시행 중이다. 실제로 올해 2월 2,109대를 기록했던 멕시코 투싼의 미국 출고는 3월 522대로 감소한 뒤 추가 출고가 끊겼다. 동시에,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에 25% 보복관세를 도입하면서 캐나다 시장 내 HMMA 수출이 사실상 막혔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해 관세 충격을 분산하는 한편, 북미 내부 생산기지 신설이나 협력강화 등의 중장기적 해법 모색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형태가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현대차가 공급망과 판로 양쪽에서 전략적 변화를 적극 모색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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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트럼프관세#미국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