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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도의 가을 정원”…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에서 만나는 꽃길 감성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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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을이면 국화가 만개한 정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에는 도심 속 작은 꽃길이 전부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규모 꽃축제가 계절의 감성을 즐기는 일상이 됐다. 그런 변화의 한복판에 전북 익산이 있다. 

 

익산을 대표하는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는 오는 2025년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익산시 하나로 322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축제는 ‘익산백제, 국화로 꽃 피우다’라는 주제답게, 대형 선물상자와 케이크, 봉황, 백제왕도문, 쌍용 등 백제문화를 모티브로 한 다채로운 국화 조형물들이 정원 곳곳을 누빈다. 낮에는 국화의 향을 맡으며 걷는 이들이 곳곳에서 숨은 포토존을 찾고, 해가 저물면 환상적인 야간 빛조형과 음악분수, 경관조명이 가을밤을 수놓는다. 실제로 SNS에는 축제장에서 찍은 인생사진 인증이 이어지고,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국화꽃처럼 마음까지 환해졌다”고 표현한 후기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대형 국화조형부터 야간경관까지…‘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 전북 익산에서 열린다
대형 국화조형부터 야간경관까지…‘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 전북 익산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화정원과 국화분재 특별전시, 실내조형물 등은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아 지역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 익산의 기업과 농가, 단체가 참여해 농특산물, 보석, 지역 먹거리와 체험관까지 축제장 곳곳을 가득 채운다. 그만큼 축제는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계절, 그리고 문화가 서로를 엮는 계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을 축제를 ‘도시와 사람, 계절이 어우러지는 감성의 집합체’라 해석한다. 화훼 전문가 김지은 씨도 “국화라는 한 송이 꽃에 지역의 정체성과 농업의 저력, 그리고 사람 사이의 추억까지 농축된다”며 “계절마다 이런 만남의 자리가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현장 반응도 생생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꽃꽃숨어라 같은 체험을 통해 아이와 함께 가을꽃의 손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다른 시민은 “야간 조명 아래서 찍은 가족사진이 오래 남을 것 같다”며 “축제장 곳곳에서 작은 추억을 주워 담고 있다”고 표현했다. 커뮤니티에도 “이제는 가을마다 꼭 익산을 찾는다”, “국화축제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새로운 연례행사”라는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작고 사소한 꽃을 담아내는 자리이지만,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의 내면에는 과거와 현재, 사람과 자연, 그리고 추억과 만남이 이어지는 깊은 의미가 있다. 11월 초까지 국화꽃 내음을 머금은 익산의 가을 축제는, 이 계절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한 송이 꽃처럼 오래 기억될 선물이 될지 모른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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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백제왕도#국화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