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문제까지 거론돼 속상하다”…김건희, 구속 전 영장심사서 심경 토로
자본시장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인 김건희 씨와 특검이 법원 심문에서 강하게 맞붙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개인사까지 언급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마지막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결혼 전 문제까지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짧게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변론에서 혐의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사실과 다르다고 맞섰다.
특검 측은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해 총 848쪽 의견서로 소명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씨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점,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 등과의 말 맞추기 가능성,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접촉 우려 등 증거 인멸 가능성을 집중 부각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해선 김 씨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로 직접 가담해 8억1천만 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실현했다고 바라봤다.
반면 김 씨 측은 준비한 80쪽 분량의 PPT 등을 통해 혐의 사실 관계 자체를 모두 부인했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학업에 집중하느라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했으며, 정치자금법 위반 및 알선수재 의혹 역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아울러 특검의 ‘병원 재입원 가능성’을 통한 도주 우려 주장에 대해서도 “성실히 소환에 임했고, 건강 악화 사유가 있다”며 적극 방어했다.
심문은 오전 10시 10분에 시작해 오후 2시 35분까지 4시간 25분 동안 진행됐다. 첫 심문은 당초 예정됐던 법정이 아닌 321호에서 열렸고, 이곳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심문을 받았던 곳과 동일하다. 김 씨는 법정으로 향할 때 고개를 숙였지만 소환한 취재진의 혐의 인정 여부, 구속 필요성 등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다.
정치권은 이번 구속 심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여권은 “법치주의에 따라 엄정한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야권은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가 눈앞”이라며 강한 비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 단체와 법조계 전문가들도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이 향후 정치권과 헌정사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으면 다음날 새벽 나올 예정이다. 만약 구속이 결정된다면 역대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되는 상황이 현실화된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이번 사안이 내년 총선 및 법치주의 신뢰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