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글로벌 에너지 CEO 경고, 석유시장 불안→공급망 혼돈 우려
국제

“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글로벌 에너지 CEO 경고, 석유시장 불안→공급망 혼돈 우려

문수빈 기자
입력

중동의 밤은 흔들린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를 겨누며 위태롭게 맞선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세계 석유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한 줌의 덧없는 평화가 사라진 아랍의 하늘 아래, 글로벌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잦아들지 않는 파고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번 긴장은 이스라엘이 내린 선제공격에서 비롯됐다. 사흘이 지나면서 양국의 석유·가스 인프라는 일부 손상을 입었으나, 아직까지 핵심 에너지 시설과 원유 운송의 동맥줄은 깨어지지 않았다. 가장 두려운 리스크는, 거대한 원유 무역의 문이자 국제 공급망의 심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다. 그 시나리오는 전 세계 경제와 시민 일상에 드리운 거대한 불안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한다.

중동 긴장에 세계 석유기업 CEO 경고…에너지 공급·가격 불확실성 확대
중동 긴장에 세계 석유기업 CEO 경고…에너지 공급·가격 불확실성 확대

셸의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는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혼돈이 지난 96시간 동안 극적으로 심화됐다”며, “다가올 며칠, 혹은 수주간의 긴장 관리가 향후 유가와 에너지 시장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콘퍼런스’ 현장에서, 세계는 결코 예전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없다고 내비쳤다.

 

토털에너지스의 패트릭 푸야네 CEO도 불안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직원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라는 말에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에 직면한 초국적 기업의 고뇌가 엿보인다. “충돌이 에너지 시설로 번진다면, 글로벌 시장도 온전히 흔들릴 것”이라는 경고가 잿빛 긴장 속에 떠돈다. 영국 엔퀘스트의 암자드 브세이수 CEO는 “2025년은 변동성의 해, 내일의 예측은 흐릿하다”며,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바란다고 토로했다.

 

시장도 이미 동요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심상치 않게 출렁이고, 에너지 관련 증시 또한 오랜만에 거친 파도를 맞고 있다. 일부 해운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에 현장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모두가 위기와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은, 우리에게 안온함 뒤의 예리한 경계심을 일깨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 한복판에서, 전 세계가 매 순간 새로운 균형을 탐색하고 있다. 에너지라는 문명의 동력선마저 위태로워진 2025년 여름, 시장의 불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토털에너지스##엔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