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 네 대의 피아노가 깨어난 밤”…문경초·임준혁, 격정과 고독이 춤춘다→관객 심장 파고든 충돌
대학로를 밝히는 불빛 속, 뮤지컬 ‘스트라빈스키’는 네 대의 피아노가 주는 진동과 함께 피어오른다. 문경초와 임준혁, 성태준이 번갈아 무대에 올랐고, 연주자와 배우들이 한 데 어우러져 체스판 위의 운명을 연주하듯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음영진 인생을 손끝에 담았다. 관객은 피아노 건반이 내지르는 첫 음성에서부터, 엔딩 장면 네 대 피아노 협주로 폭발하는 감정 곡선에 이르기까지 문학적인 울림과 예술가의 숨결을 오롯이 받아냈다.
이번 뮤지컬은 스트라빈스키와 친구 슘의 충돌과 조화, 화합에 이르는 파노라마를 통해 현대 음악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든다. 관객은 거장의 황금기 이후 예술과 인간의 고민을 껴안는 여정을 따라가며, 음악 속에 감춰진 외로움과 분투, 그리고 경계 없는 내면의 풍경을 마주한다. 무겁지 않으나 깊이 있고, 섬세하지만 격정적인 감정의 굴곡은 한층 날카롭게 살아난다.

무대는 체스판과 피아노 건반이라는 상징적 오브제를 중심에 두고, 배우와 연주자의 호흡은 밀도 높은 리듬을 생성한다. 현장에서 쏟아지는 피아노 선율과 맡은 바 각자의 역할을 품은 배우들은 작은 손짓, 눈빛만으로도 관객의 시선을 빼앗는다. 무엇보다 피아노라는 존재를 매개로 스트라빈스키와 슘의 예술적 충돌과 화합이 매혹적으로 그려지며, 네 대의 피아노가 펼치는 장대한 협주는 관중에게 숨 막히는 몰입과 감동을 남긴다.
주연인 스트라빈스키 역은 ‘니진스키’ 초연 같은 캐릭터로 관록을 다진 문경초와 임준혁, 그리고 신선함을 더한 성태준이 이끈다. 슘을 연기하는 황민수, 정재환, 서영택 역시 각기 다른 색채와 깊이로 신비로운 조력자 슘의 다면적 모습을 세밀하게 풀어낸다. 이렇듯 풍부한 캐스팅은 각자의 해석으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를 입체적으로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악 구성 역시 이번 공연의 또 다른 주역이다.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등 전작에서 호평받은 작곡가 성찬경이 직접 무대를 이끌며, 김정민의 각본과 이재준의 연출이 힘을 보탰다. 다양한 콘텐츠 공개와 30퍼센트 할인 타임세일까지 맞물려 관객과의 소통도 극대화했다.
‘스트라빈스키’는 7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되며, 예매는 NOL티켓과 예스24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문경초, 임준혁, 성태준, 황민수, 정재환, 서영택 등 배우들이 각기 해석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예술혼과 인생이 긴 여운을 안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