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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Arm 동반 실적 쇼크”…AI 칩 업계 전망에 불확실성 확산
국제

“퀄컴·Arm 동반 실적 쇼크”…AI 칩 업계 전망에 불확실성 확산

김태훈 기자
입력

현지시각 31일, 미국(USA)과 영국(UK)에서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인 퀄컴(Qualcomm)과 Arm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주가 변동이 극심하게 일어났다. 퀄컴은 매출, 이익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 넘게 급락했고, Arm 역시 매출 실망에 8%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했다. 양사의 실적은 AI(인공지능)·스마트 디바이스·자동차 등 신사업 확장과 업계 내 경쟁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부각시키고 있다.

 

퀄컴은 2분기 매출 103억7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 2.77달러를 기록해 시장조사업체 LSEG 추정치를 소폭 상회했다. 아울러 3분기(7~9월) 전망치도 월가 기대를 웃도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럼에도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1.86% 하락한 데 이어,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5% 급락했다. 퀄컴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메타(Meta)의 AI 기반 ‘레이밴’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업체에 칩을 공급 중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메타와의 협력 확대 및 AI 퍼스널 기기(디바이스) 시장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아카시 팔키왈라 CFO는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부문을 애플 비즈니스 이후 차세대 성장축으로 지목했다.

‘퀄컴’ 시간외 5% 급락…‘Arm’ 매출 기대치 하회에 8% 약세
‘퀄컴’ 시간외 5% 급락…‘Arm’ 매출 기대치 하회에 8% 약세

특히, 퀄컴이 데이터센터용 AI 칩 시장으로 본격 진출을 선언하며 대형 클라우드 기업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아몬 CEO는 “2028 회계연도부터 AI 관련 매출 기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 동안 퀄컴은 10억 달러 현금 배당은 물론 28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영국 Arm은 2분기 매출 10억5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 0.35달러를 발표했다. 매출이 시장 기대치(10억6천만 달러)에 소폭 못미쳤다는 점이 실적 발표 후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0억1천만~11억1천만 달러로, 시장 컨센서스(10억5천만 달러)와 유사한 범위를 제시했다. 르네 하스 CEO는 인터뷰를 통해 R&D 투자 확대와 함께, 반도체 설계를 넘어 자체 칩 직접 공급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Arm이 완성형 칩 제공에 나설 경우 기존 고객사 비즈니스와 반도체 업계 생태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 손정의 회장은 AI 전략 중심 선회를 선언, 미국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등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뉴욕증시에서 Arm의 주가는 정규장 마감 기준 0.09%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매출 기대치 미달 충격으로 8% 급락했다. 주요 글로벌 증권사 및 IT 전문 매체들은 이번 동시 실적 악재와 경영전략 변화를 “AI 칩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무한경쟁의 전조”로 평가했다.

 

주요 투자자 및 분석가들은 AI 수요 확대, 주요 파트너사 수주 동향, 실질적인 매출 성과가 예측을 좌우할 변수로 꼽고 있다. 또한 Arm이 본격적인 자체 칩 비즈니스에 나설 경우 반도체 업계 주요 플레이어 간 협력·경쟁 구도가 재설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와 스마트 디바이스를 매개로 한 시장 주도권 경쟁이 전례 없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기존 칩 공급망과 사업 모델에도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실적 발표와 전략 변화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조와 AI 기반 신기술 시장의 향방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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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arm#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