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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염 논란 해명 나선 롬앤”…화장품 안전성 재점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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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염 논란 해명 나선 롬앤”…화장품 안전성 재점검 압박

문수빈 기자
입력

국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롬앤이 자사 틴트 제품의 구순염 유발 논란에 직접 대응하며 화장품 안전성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최근 SNS와 뷰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더 쥬시 래스팅 틴트 등 일부 제품에서 입술 통증과 각질, 수포 등 부작용 호소가 확산된 가운데, 업계 전반에 소비자 신뢰 회복 압박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우려에 롬앤 측이 공식 입장문과 추가 공지를 연이어 공개하며 주요 성분과 제조 안전성을 둘러싼 불신 해소에 나서는 양상이다.

 

23일 롬앤은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구순염과 직접적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최근 이슈화된 틴트·색소 성분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공개적으로 해명했다. 적색 202호 등 주요 색소의 사용 근거나 해외 규제 현황, 제조 및 안전검증 절차를 근거로 “수개월간 제조사와 함께 추가 검토 및 조사를 했으나, 해당 성분과 특정 증상 간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 리뉴얼 제품 뿐 아니라 기존 ‘더 쥬시 래스팅 틴트’ 전반에서 객관적 위험 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롬앤 인스타그램
롬앤 인스타그램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립·틴트 제품의 대중적 확산과 성분 투명성에 대한 업계 구조적 한계, 소비자 개별 경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색조 화장품 시장은 휘발성 급성장과 신제품 주기가 짧은 데다, 전체 성분 표기 의무 강화와 더불어 각국 안전기준의 범위 또한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 피부 특성에 따른 부작용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업계의 사후 대응 방식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품 안전성과 성분 문제가 산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치자, 제형·성분·임상실험 체계를 강화하는 흐름도 확인된다. 롬앤은 최근 358명의 소비자 설문과 그룹 인터뷰를 거쳐, “자극감 90% 개선 및 보습 지속력 70~90% 이상 유지”라는 결과를 공개했다. 추가로 제3의 시험기관 및 피부 전문의와의 인체 적용 실험 확대, 신고 VOC(Voice of Customer) 채널 개설 및 환불 지원 등 대고객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 기업 CS(고객센터) 체계에서 벗어나 ‘이슈 전용 창구’로 고객 접수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의 화장품 안전성 제도 역시 현장 변화에 맞춰 점검이 이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유해 성분 표시 강화·사전 안전성 검증 등 규제 방향을 밝힌 가운데, 개별 기업들은 EU·미국 등 해외 시장의 인증 체계와 공조하며 R&D 투자와 시험 관리 역량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성분 공개와 고객 소통이 이제 시장 생존 필수조건”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지영 서울대 약학대학장은 “성분 안전을 둘러싼 소송·피해 집단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기업이 단순히 ‘사실 없음’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경험 자료를 다각도로 재검증해야 한다”며 “글로벌 수요와 인증기준 변화, 장기적 R&D 투자와 고객관계 혁신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이미 뷰티 제품별 인체 적용 임상 인증, 사후 불만 교정 정책이 표준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롬앤 등 국내 화장품 기업의 이번 조치가 소비자 신뢰 회복과 산업 구조 혁신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책과 시장의 속도 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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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앤#구순염#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