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엽의 땀방울이 쌓은 시간”…인간극장, 역도 220kg 순간→가족을 향한 치열한 약속
새벽녘 고요를 깨우는 역도장의 쇳소리가 어느덧 익숙해졌다. 서희엽은 21년째 무명에서 세계 정상까지 오르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인간극장’이 그려낸 서희엽의 삶엔, 1만 번의 반복이 남긴 굳은 살, 그리고 메마른 손바닥 위로 흐르는 쉼 없는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라는 번쩍이는 수식어 뒤편엔 부상의 통증과 가족을 향한 깊은 고뇌가 있다.
잔잔한 공기 속 훈련장 한켠, 아내 한태희와 두 아들은 말없이 그를 응원한다. 한태희 역시 현역 시절의 무게를 알기에, 긴 주말만의 짧은 만남에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운동선수인 아빠의 등 뒤에서 두 아들은 점차 혼자가 아닌 함께 걸어가는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다. 집보다 훈련장이 익숙한 남편을 보며, 아내는 작은 투정조차 삼키고 곁을 지킨다.

부상으로 물든 무릎, 쑤시는 어깨에도 서희엽은 끝내 역기를 손에 쥔다. 매일 아침을 깨우는 고요한 인내,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두 아들의 눈빛에서 살아야 할 내일을 본다. 전국역도선수권대회가 다가올수록 긴장과 불안이 교차하되, 그는 용기의 숨을 다시 크게 내쉰다. 경기장 위, 210킬로그램과 215킬로그램을 가볍게 들어 올린 뒤 220킬로그램 앞에서 서희엽은 새로운 한계를 마주한다. 용상 1위의 타이틀과 미지의 기록 중 어떤 꿈을 선택할지, 크나큰 갈림길에 선다.
그러나 서희엽의 선택에는 늘 가족의 미소와 하루하루를 견딘 나날이 스며 있다. 계단식 인생, 그 무게를 찬찬히 짊어진 선수의 걸음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의 기록이 내일을 약속하는 것처럼,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역기를 든다. 기록이란 결국 메달을 넘어, 사랑과 책임, 그리고 깊은 자기와의 약속임을 서희엽은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인간극장’은 경기보다 더 뜨거운 가족의 순간과 한계에 맞서는 사람의 손끝을 담아낸다. 이번 이야기의 끝에는 다시금 서희엽이 자신의 하루를, 가족의 이름으로 들춰 안는 모습이 그려진다. 7월 4일 금요일 오전 7시 50분, 운동장과 집을 오가는 한 남자의 도전과 진한 뒷모습이 또 한 번 시청자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