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은, 소녀의 트라우마를 껴안다”…살롱 드 홈즈, 오열과 분노→시청자 심장 강타
밝고 해맑은 소녀는 어느새 깊은 트라우마를 온몸으로 껴안았다. ENA ‘살롱 드 홈즈’의 어린 공미리로 분한 허정은은 회를 거듭할수록 무르익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 마음속에 자신만의 잔향을 남겼다. 추리 소설을 품에 안고 꿈을 키우던 소녀의 순수함부터, 비극을 온몸으로 맞닥뜨린 뒤 쏟아낸 눈물과 분노까지 허정은의 절절한 감정선이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학생 공미리는 빠른 판단력과 용기를 앞세워 바바리맨까지 잡아내고, 중요한 증거를 직접 경찰에게 내밀며 주도적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새 친구 엄지은과 함께 폐병원을 찾았다가 엄청난 사건의 한복판에 휘말리면서 미리의 운명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리본맨’ 사건의 첫 목격자가 된 공미리는 친구를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에 휘청인다. 허정은은 엄지은 어머니 앞에서 용서를 빌며 오열하고, 흔들리는 친구의 평소 행동을 탓받던 순간 분노를 쏟아내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이끌었다. “주둥이 함부로 놀리지 말랬잖아”라는 일침 뒤에 드러난 복합적인 분노와 슬픔, 상처받은 내면은 단순한 아역의 틀을 넘어서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친구를 구하지 못해 자책하는 미리가 끝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진한 먹먹함을 남겼고, 허정은은 이같은 감정선을 한 땀 한 땀 정교하게 쌓아올렸다. 한 소녀가 트라우마를 거치고, 죄책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과정 속에 뛰는 맥박 같은 연기가 드라마의 서사를 단단히 이끌었다.
허정은의 변주는 곧 ‘명탐정 홈즈’로 거듭나는 드라마의 축과도 맞닿았다. 트라우마에만 머무르지 않고, 변화와 단단함으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공미리는 앞으로의 행보까지 궁금증을 더했다. ENA ‘살롱 드 홈즈’는 지난 15일, 방송을 마치며 가슴속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