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 희귀손기형 치료”…강남세브란스, 필리핀 교사에 새 삶
선천성 희귀질환인 단다지유합증(다지증와 합지증 복합 기형)을 앓아온 필리핀 국적의 20대 교사가 첨단 재건수술을 통해 두 손의 기능을 회복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6월 윤인식 성형외과 교수팀이 엔젤(29)씨에게 고난도 절제 및 조직재건술을 시행해 집도의·재활치료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현지 열악한 의료환경과 경제적 여건으로 치료를 포기했던 환자에게, 국내 의료기술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실제 ‘삶의 전환점’을 제공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글로벌 의료 사각지대 해소의 상징적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엔젤씨의 경우 뼈와 관절, 인대 등이 복잡하게 붙어 있는 단다지유합증을 어릴 때 수술받지 못해 성인이 될 때까지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성인 환자는 조직 유연성이 떨어져 외과적 난도(난이도)가 높지만, 이번 수술은 손가락 조직을 절제하며 동시에 잔존 조직의 기능적·미용적 재건을 시행하는 융합적 방식이 적용됐다. 윤 교수는 “다양한 재건술 경험과 첨단 수술기법이 결합돼, 손기능 회복과 심미적 만족도를 모두 추구했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와 비교해 합병증 위험 최소화, 회복 기간 단축(입원 1일, 통원 3주 내 기능 회복) 등에서 성과가 뚜렷하다.

이 과정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치료비 전액을 부담했고, 사단법인 멘토리스가 항공료와 체류 비용을 지원했다. 사회적 안전망이 취약한 국외 환자도 한국 의료 인프라 혜택을 경험하며, 치료 과정 투명성과 환자 보호조치 역시 강화됐다. 국내외적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 접근성, 의료 소외층 지원의 실효성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유럽·미국 등 선진국은 정부(영국 NHS)나 민간단체(미국 Operation Smile 등)를 통해 해외 의료 사각지대 줄이기 구제사업을 확대 중이다. 한국 역시 강남세브란스의 ‘해외환자 초청치료’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이 공익 의료협력에 나서면서, 국내 의료기술과 CSR(사회적 책임)이 결합된 글로벌 사회공헌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윤리·규제 측면에서는 치료 안전성, 적정성, 환자 정보 보호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복지부·식약처 체계 내 감시와 환자 권리 강화 방안이 병행 시행되고 있다. 특히 임상·수술 과정에서 돌출될 수 있는 민족, 국적, 경제력 차이 등 윤리 이슈에 대비해 다국적 환자 관리 지침도 강화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첨단 재건의학과 사회적 연대가 결합될 때, 의료 사각지대 해소 및 K-바이오 글로벌 확산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강남세브란스 사례가 글로벌 환자 지원의 모범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