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으로 한다”…김건희, 김범수 계좌로 3억 송금 육성 확보에 특검 격돌
차명 계좌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중대 전환점에 들어섰다. 김건희 여사가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 명의 계좌로 3억 원을 송금하며 ‘차명 거래’를 직접 언급한 육성 녹취가 확보되면서, 특검과 김건희 측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11일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은 2011년 8월, 김 여사가 김범수 전 아나운서 명의의 주식 계좌로 3억 원을 입금한 직후 미래에셋 직원과 나눈 통화를 근거로 “거기 계좌로 3억 원을 넣었다. 차명으로 하는 것이니 알고 있으라”는 직접 육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통화에서는 “도이치 3000만 원을 사라”는 주식 매수 지시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수 씨는 당시 김 여사가 대표로 재직한 코바나컨텐츠의 사내이사로, 주가조작 2차 작전 시기와 재임 기간이 겹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범수 씨가 2011년 8~11월 구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약 3200만 원의 차익을 올린 사실에도 주목했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차명 계좌를 통해 이익을 얻었고 동시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부양에 기여한 정황이 있다”며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했다.
다만, 지난 6일 소환 조사에서 김 여사는 ‘김범수 씨 계좌 이용’과 ‘직접적 주가조작 개입 혐의’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특검이 추궁을 이어갔으나 김 여사 측은 관련 혐의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도 이번 사안을 둘러싸고 극명한 대립을 보였다. 여당은 “확정 판결 전까지 추측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야당은 “대통령 배우자의 도덕성과 공적 책임을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팀 안팎에서는 “사실 관계와 추가 신빙성 확보 여부가 최대 쟁점”이라는 법조계 진단이 나왔다.
영장실질심사는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치권은 이번 영장 심사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