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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47년 재즈 연대기”…광화문 귀환에 음악계 숨결→역사적 고별 공연 속 신화가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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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47년 재즈 연대기”…광화문 귀환에 음악계 숨결→역사적 고별 공연 속 신화가 깨어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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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공기에 녹아든 재즈의 선율은 다시 한번 서울의 심장, 광화문을 향해 흐르고 있다. 야누스라는 이름 아래 수십 년 세월을 재즈로 일구어 온 이들의 흔적, 그리고 박성연부터 말로·웅산·마리아킴까지 시대를 건넌 음악인들의 기억이 축적된 이 작은 무대는, 마지막을 앞둔 압구정에서부터 새로운 도시의 빛을 준비한다. 야누스를 둘러싼 길고도 치열했던 시간의 결은 객석을 가득 채운 박수와 동경 사이에서 서서히 한 시대의 끝과 시작을 알렸다.

 

재즈클럽 야누스는 1978년 신촌에서 처음 문을 열고, 대학로와 이대 후문을 거쳐 청담동·서초동·압구정까지 지난 47년을 오롯이 재즈의 온기로 채웠다. 오래된 피아노 위로 쏟아지던 조명, 이별을 앞둔 뮤지션들의 애틋함, 그리고 무대 아래 관객들의 쓸쓸한 기대감이 어우러지며 야누스는 단순한 공연장 그 이상이었다. 월세 등 각종 현실의 벽을 마주하면서도 야누스는 집요한 생명력으로 서울 곳곳을 누볐다.

“광화문 시대 서막”…야누스, 47년 만의 귀환→재즈 신 장관 예고
“광화문 시대 서막”…야누스, 47년 만의 귀환→재즈 신 장관 예고

특히, 말로와 웅산, 마리아킴 등 내로라하는 재즈 아티스트들이 성장했던 산실이자 안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야누스가 걸어온 수많은 이별과 시작 속에서, 음악은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재즈 마니아들과 JNH 뮤직 이주엽 대표, 그리고 말로는 광화문에서 다시 한 번 재즈의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경복궁과 관광지가 가까운 새 공간은 국내외 팬들, 일상과 낯선 여행이 교차하는 이들의 새로운 문화적 정류장이 될 조짐이다.

 

고별공연의 무게 역시 남다르다.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야누스의 마지막 압구정 공연에는 말로, 카리나 네뷸라, 재즈 피아니스트 신관웅, 장유정 교수, 민경인 트리오 등이 돌아가며 무대를 채운다. 대미를 장식하는 31일, 말로 밴드가 무대 중앙에 서며 이곳에 얽힌 추억과 시간을 불러세우게 된다. 매 콘서트마다 모여드는 음악인들과 관객들은 헤어짐의 아쉬움과 광화문에서 다시 피어날 시작의 설렘을 함께 느낄 전망이다.

 

새롭게 자리한 광화문 터는 포시즌스 호텔과 더 플라자 호텔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종로3가역 인근의 대표 재즈 명소인 ‘천년동안도’와 함께 문화적 벨트를 예고한다. 입소문이 퍼질수록 광화문 일대는 각지의 음악 애호가들이 모여드는 재즈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서울엔 뉴욕·도쿄·베이징·밀라노 등 세계적인 재즈클럽인 블루노트와 같은 상징이 없지만, 야누스의 이 귀환이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최근 미국 재즈 거장 팻 메시니 또한 내한해, 블루노트 도쿄에서 특별한 무대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국내 재즈 팬들은 야누스에 더욱 애틋한 시선을 모은다. JNH 뮤직 이주엽 대표는 “야누스를 한국의 블루노트로 만들고 싶다”며, 정식 개관 전 특별 페스티벌로 새 시대를 예열할 계획임을 밝혔다.

 

끝나지 않은 음악의 기억, 그리고 떠오르는 광화문시대의 서막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광화문에서 재즈가 다시 깊이 뿌리내릴 그날, 야누스는 또 다른 신화의 첫 장을 조용히 펼쳐낸다. 야누스의 마지막 압구정 고별 공연은 28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광화문시대는 8월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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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광화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