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금금리 11개월째 하락”…저축성 금리, 기준금리보다 낮아져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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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가 지난 8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대출금리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커짐에 따라,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환경이 고착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2025-09-30 발표)'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49%로 전월(2.51%)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째 내림세를 보였으며,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연 2.50%)보다 낮아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2.48%, 시장형 수신상품인 금융채·CD 등은 2.52%로 모두 0.02%포인트씩 하락했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연 4.06%로 변동이 없었다. 가계대출 금리는 0.03%포인트 내려 연 4.17%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연 3.96%로 움직임이 없었으나, 전세자금대출(3.78%), 일반 신용대출(5.41%)은 소폭 상승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4.03%로 0.01%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예대금리차(대출·예금금리 격차)는 1.57%포인트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 한국은행 김민수 팀장은 “7월 일부 공기업에 저금리 대출이 집중됐던 효과가 줄어들면서, 8월 공공·기타부문 대출 금리가 0.16%포인트 오르며 예대금리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은행 외 금융권 역시 금리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상호저축은행(2.99%), 신협(2.83%), 상호금융(2.64%), 새마을금고(2.80%) 등 비은행권 전 업권에서 예금금리가 모두 내려갔다. 이들 기관의 대출금리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괴리가 장기화될 경우,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 저하 및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이자가 기준금리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와 시장 유동성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되는 한,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간 틈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예대마진 구조가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촉진 등 시장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수치는 1년 전과 비교해 예금금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으며, 비은행권 역시 전방위적 금리 인하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당국의 금리 유도 정책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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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예금금리#예대금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