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장기칩으로 비임상혁신”…멥스젠, 5년 국책과제 주관 맡아
3차원 생체조직칩과 멀티센서 기반의 약물 평가 기술이 비임상 의약품 평가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바이오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오 기업 멥스젠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2025년 제1차 바이오헬스분야 연구개발사업 국책과제 ‘첨단 바이오의약품 비임상 유효성 평가기술 및 제품개발’의 1세부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멥스젠은 자체 3D 생체조직칩 ‘MEPS-X 시리즈’와 세계 최초 자동화 조직 모델링 장비 ‘프로멥스’를 기반으로, 국내외 10여개 대학·병원과 협력해 다양한 생체조직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과제 선정을 국내 비임상 평가 시스템 진화의 전환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국책과제는 총 46억원의 연구비를 바탕으로 5년간 추진된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과제 총괄을 맡고 있으며, 멥스젠은 1세부 과제를 이끈다. 특히 멥스젠이 개발에 착수한 ‘MEPS-AXIS’는 여러 장기의 복잡한 생리학적 상호작용을 칩 위에 재현하고, 3종 이상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센서를 집적한 플랫폼이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단일 장기형 칩 대비, 이번 다중장기칩은 장·뇌·미주신경 오가노이드를 통합한 신경연결 모델을 구현한다. 전기적 신호, 생화학 반응, 미세 유체 흐름 등 복수 센서 데이터를 융합 분석하면서 장기 간 복합기전, 약물 효능 및 독성 평가를 체외에서 정밀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단일 조직 기반의 칩은 특정 장기 반응에 국한돼 실제 인체 내 역동성 반영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스템은 보다 실효적이고 예측력 높은 평가 방식으로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멥스젠의 다중장기칩이 신약 초기 후보물질의 스크리닝, 복합작용 기전 탐색, 약물 부작용 조기 예측 등 다각적 활용이 기대된다. 실제 글로벌 제약 분야에서도 인체 유사성이 높은 체외 평가기술이 신약개발 성공률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잠재기술로 꼽혀 왔다.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기관들도 장기칩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Emulate, 네덜란드 MIMETAS 등은 복수 장기 연결형 칩을 상용화 중이며, 일본·중국 기업들도 의료기기·약물평가 접목 R&D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다중장기칩의 적용 관련 인증·가이드라인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국내 체외 약물평가 기술의 글로벌 규제 진입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장·뇌 축 등 다양한 장기 기반 모델로 신약 평가의 정밀성과 예측성을 높여 글로벌 비임상 평가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다중장기칩 기술이 실제 신약개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