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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3도 미만도 위험”…술렁이는 여름, 바뀐 폭염특보에 달라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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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3도 미만도 위험”…술렁이는 여름, 바뀐 폭염특보에 달라진 일상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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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름을 보내는 풍경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낮 최고기온만 보고 더위를 가늠했지만, 지금은 습도와 체감온도에 더 민감해졌다. 이제는 33도 미만이어도, 땀에 흠뻑 젖는 ‘찜통 더위’가 일상이 됐다.

 

18일 오후, 기상청이 내놓은 폭염특보 지도는 전국 전역을 붉게 칠해놓았다. 계단을 오르는 일조차 뻘뻘하게 만드는 남부 지방엔 폭염경보가, 서울과 수도권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직장인 김서진 씨는 "사무실과 집, 지하철 밖을 나서는 순간 숨이 턱 막혀온다"고 체감했다.  

18일 특보 발효현황(기상청 제공)
18일 특보 발효현황(기상청 제공)

이번 폭염특보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체감온도 반영 기준이 도입돼, 실제 땀이 식지 않는 습한 더위가 강조된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숫자만 믿고 야외에 나섰다가 당황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서울 같은 대도시도 낮 기온이 33도를 넘지 않아도, 습도에 따라 경보가 내려 챙겨야 할 준비물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크게 늘며, 건강보험공단 조사에선 지난 5년간 8월 폭염주의 관련 응급실 내원이 25% 증가했다. “폭염의 본질은 ‘불쾌함’보다 ‘피로 누적’에 있다”고 환경보건 전문가 정해인 씨는 분석한다. “습도와 기온이 동시에 높으면 우리 몸은 열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쉽게 탈진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날씨 앱도 믿을 게 못 된다”, “에어컨 안 켜면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일부 가족들은 저녁 무렵 실내 수영장, 북카페 등 시원한 공공시설로 피신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까지 냉방가능한 공간을 함께 찾는 모습도 늘고 있다.

 

폭염특보의 의미가 달라진 여름. 단지 기온 수치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더위를 건강 관리와 직결하는 세심함이 이젠 ‘여름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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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폭염특보#체감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