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9% 하락”…연준 매파 발언·AI주 투자심리 위축에 4,000선 위협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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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8일 오전 11시 기준 한때 4,000선 근처까지 밀리며 4,011.29에 거래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와 미국 내 AI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국내증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7.96포인트(1.91%) 내린 4,011.29를 기록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4,044.47로 44.78포인트(1.10%) 하락했고, 장중 4,072.41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때 4,007.04까지 저점을 낮추며 4,010선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피 1.9% 하락…미 연준 매파 발언·AI주 투자심리 악화 영향
코스피 1.9% 하락…미 연준 매파 발언·AI주 투자심리 악화 영향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1,191억 원, 기관이 3,067억 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관 중 연기금(-600억 원), 금융투자(-1,868억 원) 등 영향이 컸으며, 개인 투자자가 3,941억 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내렸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92%, 0.84%씩 떨어졌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통화정책을 천천히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며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AI 관련주 투자심리 악화도 투자심리 위축에 한몫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의 ‘틸 매크로’가 지난 분기 9,400만 달러(약 1,375억 원)어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한 사실이 공개돼 AI·대형기술주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주요 반도체주도 타격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4.29% 빠진 58만 원에, 삼성전자는 1.64% 떨어진 9만8,950원에 각각 거래되며 ‘60만 닉스’와 ‘10만전자’ 지지선을 잇따라 내줬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3.35%), SK스퀘어(-3.12%), KB금융(-3.08%),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5%), 셀트리온(-2.16%)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조선 산업 협력 기대감에 HD현대중공업(2.32%), 한화오션(0.23%)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2.33%), 오락·문화(0.73%)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으며, 증권(-3.26%), 건설(-3.00%), 전기·전자(-2.75%), 보험(-2.14%), 의료·정밀(-2.05%) 등에서 낙폭이 컸다.

 

코스닥 역시 부진했다. 같은 시각 지수는 886.67로 전장보다 16.00포인트(1.77%) 빠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477억 원 순매수에 나섰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78억 원, 1,056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종목 가운데 케어젠(7.22%), 코오롱티슈진(1.93%), 파마리서치(1.52%)는 상승한 반면, 에코프로(-5.33%), 에코프로비엠(-4.15%), HLB(-3.13%) 등은 하락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정책 기조와 AI 산업 불확실성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이 ‘엔비디아’ 등 AI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흐름”이라며, “AI 산업 버블 논란과 맞물려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최근 아마존이 발행한 회사채 흥행과 같은 긍정적 신호도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따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지속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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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연준#ai주